[신년기획-新한류 10년] ⑥ 케이팝 진화에 맞춰 제작방식도 달라져…매니저→경영인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이경은 기자, 구유나 기자 | 2018.01.05 03:30

아이돌 그룹 늘어난 '한류-신한류' 기간 케이팝 제작방식 변화…1세대 매니저→2세대 가수→3세대 경영인 출신 세대교체

편집자주 | 2000년대 초반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는 2008년 SM엔터테인먼트가 ‘SM타운 라이브’를 가동하면서 ‘신한류’로 옷을 바꿔 입었다. 한류가 중국, 일본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국 문화 알리기에 주력했다면, 신한류는 아시아 너머 유럽, 미주 등 전세계에 한국 콘텐츠를 알린 ‘한 걸음 더 나아간’ 도전이었다. 케이팝(K-Pop)이 주도한 신한류가 2018년 무술년(戊戌年)에 만 10주년을 맞는다. 10년 간 케이팝을 이끈 아이돌 그룹은 얼마나 성장하고 진화했으며 아이돌 그룹 속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했을까. 신한류의 중심인 케이팝을 시리즈 6회를 통해 지난 10년간 변화한 우리시대 대중음악과 사회상을 들여다봤다.

최근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고 확산하는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한류의 양상도 달라졌다. 방탄소년단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유통 채널을 빠르게 선점하고 활용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머니투데이가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인 멜론과 함께 처음 한류가 태동하던 1998년부터 그 정점기인 2007년까지 10년간 온라인 음원차트 '톱10'을 분석한 결과 총 265곡 중 아이돌 그룹의 곡은 32개로 12%에 그쳤다. 그러나 신한류가 시작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사이 아이돌 그룹 곡의 '톱10' 점유율은 그 3배를 넘어선 39%로 나타났다.

음악적 장르가 다양해지기 시작한 1988년부터 97년까지 10년의 '톱10' 차트에서 아이돌 그룹 곡이 223곡 중 7곡으로 3%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 20년 사이 대중을 사로잡은 아이돌 그룹의 곡은 13배나 증가한 셈이다.

아이돌 그룹 음악의 인기는 비단 국내에서만이 아니었다. 아이돌 그룹의 곡이 국내 음원차트의 40% 가까이 점령하는 동안 세계 시장에서도 케이팝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유튜브 등 SNS 채널을 통해 콘텐츠의 소비 및 확산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케이팝을 접한 세계인들 사이에서 케이팝은 하나의 유행어처럼 번지고 이들을 열광시켰다.
전 세계에 강남스타일 열풍을 몰고 온 가수 싸이부터 최근 아시아 시장을 넘어 미국과 유럽에서도 유례없는 호응을 얻고 있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에 이르기까지, 케이팝은 글로벌 시장에서 점차 경쟁력을 갖추며 입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이를 입증하듯 최근 세계적인 음악 미디어 빌보드가 케이팝을 아시아 시장 확장 전략의 중심 콘텐츠로 선정하고 한국지사를 설립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뜨거웠던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의 요청을 반영해 '빌보드 코리아'를 설립, 케이팝 관련 뉴스와 차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케이팝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현재 위치에 오기까지 변화를 거듭하며 K-DNA를 강화했다. 그 과정에서 세대별 제작방식과 전략은 어떻게 변화와 진화의 길을 걸었을까.

1988년부터 1997년까지 활약한 국내 1세대 엔터테인먼트기업 대표들은 대부분 기획자이자 활동을 지원하는 매니저 출신이었다. 일명 오빠부대 문화를 형성하고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중문화의 영향력을 처음 수면 위로 끌어올린 이들이다.

서태지와 아이들, 이수만 등 당대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매니저로 활동한 신현빈 현 루체엔터테인먼트대표가 대표적인 사례다. 30년 전 가요계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매니저 출신 제작자 신 대표는 이승철, 유피(UP), 리아 등 수많은 히트 가수를 제작한 데 이어 다국적 아이돌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써클'(쥬얼리 전 멤버 이지현, 한보람, 시라유키, 에구치 유카로 구성된 그룹), 'Y2K'로 성공신화를 썼다.

한류의 태동시기라고 할 수 있는 1998년부터 2007년 사이에는 아티스트 출신이 직접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꾸리는 주체로 등장했다. 빅뱅과 투애니원(2NE1)을 제작한 YG, 동방신기와 소녀시대, 엑소(EXO) 등을 제작한 SM, 원더걸스를 제작한 JYP 등이 대표적이다.


이후 아티스트 출신이 직접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꾸리는 주체로 등장했다. 한류의 태동시기라고 할 수 있는 1998년부터 2007년 사이 활동한 이들은 무대와 음반시장에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제작방식의 체계화·시스템화에 주력했다. 아티스트를 육성하고 그들이 활동하는 방식의 체계를 구축했으며 활동영역을 크게 확장했다. 이전 1세대들이 주먹구구식의 제작방식을 보여준 것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점이다.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비중 상위를 차지하는 대형기획사들이 여기 해당한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산업적 가치를 인지하고 활동 무대를 넓히면서 본격 한류를 이끌었다. 빅뱅, 2NE1, 원더걸스, 소녀시대, EXO 등 대형기획사가 키워낸 아티스트들은 한류의 주역이 됐다.

2008년 이후 최근에는 경영인 출신의 3세대가 부상하는 한편 콘텐츠를 유통하는 채널과 플랫폼에 주력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이는 이전의 한류와는 다른 양상의 '신한류'의 등장, 확산과도 맞물린다. 한 예로, 최근 음악 기업에서 종합 콘텐츠기업으로 진화한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박성훈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보스턴컨설팅그룹 최연소 부사장 및 베인앤컴퍼니 아태총괄대표를 거친 컨설턴트 출신이다. 그는 비즈니스 시장에서 쌓은 넓은 경험을 기반으로 카카오-로엔 인수를 추진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세계적인 음악 미디어 빌보드가 케이팝을 아시아 시장 확장 전략의 중심 콘텐츠로 선정하고 '빌보드 코리아'를 설립,케이팝 관련 뉴스와 차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고 확산하는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 상황에서 이를 선점하고 활용하는 능력도 관건으로 떠올랐다.

2세대에 해당하는 JYP가 원더걸스의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그곳의 제작자와 관계자들을 직접 찾아가 홍보하는 방식을 취했다면, 방탄소년단은 유튜브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칼군무를 뽐내며 구성원 개개인의 매력을 드러내는 뮤직비디오 한 편이 아시아 시장을 넘어 미국과 유럽지역까지 사로잡았고, 엄청난 팬덤을 형성하며 이들을 케이팝 시장 정상에 올려놓았다. 여기에 SNS를 매개로 한 아티스트와 팬 사이의 밀접해진 네트워크도 한몫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앞서 가수 싸이가 뮤직비디오 한 편으로 일군 신드롬을 방탄소년단이 영리하게 벤치마킹한 것이라 할 수 있다"며 "대중음악의 유통채널이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에 새로운 한류도 그러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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