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글로벌인물10]⑩'침묵을 깬' 수전 파울러''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7.12.29 06:00

사내 성추행 폭로 우버 '발칵'…'#미투' 운동 자극, 여성들의 입을 열게 하다

편집자주 | 올해도 전 세계가 격변을 겪었다. 그 중심엔 사람이 있었다. 세계 정치·경제를 주도하는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했고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1인 절대권력을 움켜쥐었다. 머니투데이 국제부는 지난 1년간 다룬 이슈를 되짚어 올 한 해 국제사회 흐름을 주도한 인물 10명을 꼽았다. ①시진핑 ②도널드 트럼프 ③에마뉘엘 마크롱 ④앙겔라 메르켈 ⑤아베 신조 ⑥무함마드 빈살만 ⑦제롬 파월 ⑧제프 베조스 ⑨손정의 ⑩수전 파울러가 그 주인공이다.

수전 파울러/사진=타임 인터뷰 화면 캡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올해의 인물'로 수전 파울러를 선정했다. 신문은 파울러가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성추행을 폭로하며 여성들이 제 목소리를 내도록 자극했다고 평가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26살에 불과한 파울러는 올 2월 블로그에 3000단어 분량의 글을 올려 우버에 만연한 성추행을 폭로했다. 2015년 11월 우버에 합류한 그는 여성 직원들에 대한 상사의 성희롱·성차별 문제를 수차례 문제 삼았지만 경영진이 이를 무시했다고 고발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우버는 발칵 뒤집혔다. 성추행 혐의가 있는 직원 20여 명이 해고됐고 급기야 지난 6월에는 공동 창업자인 트래비스 칼라닉 CEO(최고경영자)가 물러났다.

명성에 치명상을 입은 우버는 지난 3분기 순손실이 전 분기 대비 38% 늘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최근 우버에 지분 인수 제안을 하며 회사 평가액을 685억 달러에서 480억 달러로 30% 낮춰 잡았다. 리프트를 비롯한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받고 있는 우버가 사내 성추행 파문으로 설립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FT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우버 직원들이 자랑스럽게 입던 우버 스웨터가 이젠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됐다고 지적했다.

주목할 건 파울러의 일성이 우버를 흔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파울러가 다른 여성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파울러는 FT와 회견에서 "여성들이 지난 수년간 큰 목소리를 냈지만 아무도 믿어 주지 않았고 (성추행) 범죄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결과는 거의 없었다"며 "올해 완전히 변했다"고 말했다.


파울러의 용감한 행보는 올해 전 세계를 휩쓴 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 이른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의 불씨가 됐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침묵을 깬 사람들'(The Silence Breakers)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침묵을 깬 사람들은 미투 캠페인에 동참한 이들을 뜻한다.

타임은 '올해의 인물'을 선정한 최근호 표지에 파울러와 함께 영화배우 애슐리 주드, 팝가수 테일러 스위트프 등의 얼굴을 담았다. 그러면서 "침묵을 깬 여성과 남성들은 모든 인종, 모든 소득계층, 모든 직업군, 전 세계 모든 구석구석에 걸쳐 있다"고 지적했다.

애슐리 주드는 지난 10월 뉴욕타임스(NYT) 회견에서 20년 전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인 하비 웨인스타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비슷한 폭로가 이어졌다. 급기야 영화배우 앨리사 밀라노가 지난 10월17일 자신의 트위터에 성폭행 피해를 미투(#MeToo)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공유하자고 제안하면서 미투 열풍에 불이 붙었다.

미투 운동은 연말까지 전 세계 80여 개국으로 확산됐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곳곳에서 성폭행 피해 고발이 쏟아졌다.

미국 연예매체 배니티페어도 올해 기업과 문화계를 주도한 인물 가운데 하나로 파울러를 꼽았다.

우버에서 퇴사한 파울러는 지난 4월 지급결제회사인 스트라이프의 분기 발행물인 '인크리먼트'의 편집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이혼' 유영재, 노사연 허리 감싸더니…'나쁜 손' 재조명
  2. 2 '외동딸 또래' 금나나와 결혼한 30살 연상 재벌은?
  3. 3 '눈물의 여왕' 김지원 첫 팬미팅, 400명 규모?…"주제 파악 좀"
  4. 4 '돌싱'이라던 남편의 거짓말…출산 앞두고 '상간 소송'당한 여성
  5. 5 수원서 실종된 10대 여성, 서울서 20대 남성과 숨진 채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