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타분한게 사자성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을 하던 찰나, 책을 넘겨 읽다 보니 한 구절 한 구절이 마음에 들어왔다. 저자는 우리 일상서 흔히 하는 생각들을 사자성어와 접목해 풀어낸다.
제목인 '작은 생선을 요리하는 마음'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노자'에 나오는 약팽소선(若烹小鮮)을 해석한 말로, 작은 생선을 삶을 때 이리저리 뒤적거리면 생선이 부서지고 맛이 없는 것처럼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흐르는 대로 두라는 뜻이다.
저자는 자주 가는 매운탕 집의 주인이 "자꾸 뒤적거리지 말라"고 엄명을 내린다며 약팽소선을 풀어낸다. 지도자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는 억지로 일을 진행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물이 흘러가듯이 처리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될 것이다. 각자 다른 상황이지만 각자에게 나름의 의미를 준다.
책을 읽다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저자는 사자성어를 통해 소소하고 따뜻하게, 그리고 발아래부터 머리 위, 하늘에서 일어나는 일까지 온갖 일에 대해 의미 있는 조언을 해준다.
단순히 현학적이고 다소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 말 잔치가 아니라 오늘날에도 답을 제시하고 깨우쳐 주는 값진 격언이다. 편한 마음으로 읽고 싶은 책이다. 따뜻한 아랫목에 앉아 귤을 까먹으며 말이다.
◇작은 생선을 요리하는 마음=김풍기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284쪽/1만3000원.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