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도 교재도 학비도 없는 코딩학교…구글, 페북까지 취업률 100%

머니투데이 파리(프랑스)=이해인 기자 | 2018.01.01 03:56

[테크시티 파리]스스로 공부하는 '에콜42'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코딩학교 에꼴42에서 학생들이 서로 협력해가며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사진=이해인 기자

파리 시내 몽마르뜨 언덕 뒤쪽에 위치한 코딩 학교 ‘에꼴42’. 이곳은 프랑스의 기술 기반 혁신에 대한 열기를 엿볼 수 있는 메카다. 이 학교는 청년들이 코딩을 통해 컴퓨터 세상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테이션F’를 설립한 프랑스의 통신부호 자비에르 니엘이 2013년 세운 이곳은 매년 수만명의 청년들이 입시를 위해 몰려든다. 올해도 약 7만여명이 에꼴42의 문을 두드렸고, 그중 4000명만이 입학하는데 성공했다. 경쟁률이 18:1에 육박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오전 9시. 기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 상당수 학생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뭔가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 학교는 100% 컴퓨터 기반으로 학생 스스로 학습하는 게 특징이다. 교수도 없고 교재도 없다. 최고의 선생님은 열정과 동료라는 생각에서다.

학교에는 총 1000대의 컴퓨터가 있다. 학생들은 비어있는 자리에 앉아 자신의 아이디로 로그인을 한 뒤 마치 RPG(역할수행게임)를 하듯 제시된 미션을 해결하며 레벨을 올려 나간다.

직접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카페테리아 한쪽 공간에서 게임을 즐기는 학생들과 쪽잠을 자고 있는 학생./ 사진=이해인 기자

대부분의 문제들은 깊게 생각하고 주변의 학생들과 협업해야만 풀 수 있다. 총 레벨은 42단계까지 있지만 레벨을 하나 올리기도 쉽지 않다는 게 학생들의 전언이다. 현장에서 만난 레이첼 꼴레뜨(20)는 “내 힘으로 원하는 프로그램을 구현해 보고자 이곳을 다닌다”며 “지난해 입학했는데 지금까지 겨우 레벨5까지 왔다. 절대 쉽지 않다”고 귀띔했다.


에꼴42는 24시간 개방된다. 언제든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학비도 없다. 실제 학생들의 70% 가량이 회사를 다니거나 아르바이트 등을 병행하고 있다. 야학도인 셈이다. 같은 날 저녁 10시쯤 에꼴42를 다시 찾았을 당시 많은 학생들이 일을 마치고 등교해 코딩 학습을 하고 있었다. 구석에서 웅크린 채 쪽잠을 자고 있는 학생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계단 손잡이에 널려있는 수건들. 밤새 공부를 하다 출근하는 학생들이 씻고 나서 말리기 위해 널어놓은 것들이다./ 사진=이해인 기자

무엇보다 에꼴42가 주목을 받는 건 교육철학이다. 이곳은 창의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코딩을 하나의 도구로 가르친다. 정규 교육과정처럼 주입식으로 코딩을 익혀서는 안 된다는 창립자의 철학이 반영됐다. 기업들이 가장 목말라하는 기술력을 가진 창의적 인재가 양성되는 셈이다. 이곳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100%에 달하는 이유다. 에꼴42 학생들은 레벨 42에 도달하기도 전에 대기업에 스카웃된다고 한다. 구글이나 페이스북부터 현지의 굵직한 스타트업인 블라블라카까지 취업처도 다양하다.

니콜라 사디악 에꼴42 교장은 “코딩은 주체가 아니라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며 “기존의 주입식으로 교육을 했다간 기술자처럼 기술을 습득하고 활용하는 수준에 그칠 뿐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파리(프랑스)=이해인 기자 hilee@

니꼴라 사디악 에꼴42 교장./ 사진=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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