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가상화폐 고객센터 가보니…"1분1초가 급해요"

머니투데이 신현우 기자 | 2017.12.16 06:40

광풍에 비해 한산…재인증 고객 등 방문

15일 한 남성이 서울 중구 다동 소재 광화문 빗썸 고객센터에 설치된 가상화폐 차트 모니터를 보고 있다. /사진=신현우 기자
"지방에 살고 있는데 보안 비밀번호 인증이 안돼 출장 나온 김에 (고객센터에) 왔어요. 조금이라도 더 벌 수 있었는데 아쉬워요. 1분1초가 급해요."(가상화폐 투자자 A씨)

15일 낮 12시30분쯤 찾은 서울 중구 다동 소재 광화문 빗썸 고객센터.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거래소인 빗썸 고객센터는 최근 가상화폐 광풍 분위기와 달리 비교적 한산했다.

고객보다 직원이 많을 정도였다. 이는 온라인 거래 등 활성화로 은행·증권사 창구가 한산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빗썸 회원은 지난달 말 기준 134만명으로 올해 초(33만명)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했다.

고객센터 입구에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차트 모니터 2개가 설치돼 있었다. 내부에는 은행 창구와 같은 자리가 3~4개 마련돼 있었고 고객이 상담 후 바로 계정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컴퓨터가 비치돼 있었다.

이날 빗썸 고객센터를 찾은 B씨는 "지인과 같이 왔는데 생각보다 한산해서 놀랐다. 상담센터에 전화하면 연결이 안돼 너무 화가 났는데 앞으로는 고객센터를 찾으라고 조언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서버 안전성 등을 고려해 가상화폐 거래소를 선택·이용하는데 서버 다운 등의 기사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면서도 "원금의 수배 이상을 벌었다는 얘기가 계속 들려 발빼기가 너무 어렵다. 도박 중독과 같은 느낌"이라고 귀띔했다.

계정 인증에 실패해 고객센터를 찾은 C씨는 "어제부터 계정 인증을 시도했는데 계속 실패해 결국 고객센터를 찾았다. 관심을 두던 가상화폐가 40%이상 올라 너무 화가 나고 억울한데 손해 본 느낌"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너도 나도 가상화폐 얘기를 하고 있어 이제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위험하다고 말리는 사람도 있지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 아니겠냐"고 강조했다.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실제 가상화폐 열풍은 거세다.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한 노인부터 초등학생까지 투자에 참여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

가상화폐로 인한 다양한 사회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가즈아'(가자의 발음을 변형한 말로 가상화폐 가격이 오르길 바라는 뜻에서 사용), '비트코인 좀비'(좀비처럼 종일 가상화폐 차트만 보고 있다는 의미) 등 신조어도 나왔다.

가상화폐 투자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크다. 이날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는 △투자자 본인 1개 계좌에서만 입·출금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거래소 임직원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행위 등을 금지하는 윤리 규정 마련 등을 포함한 자율규제안을 발표했다.

한 사회학과 교수는 "경제 상황이 불안할수록 한탕주의가 팽배한 데 범죄행위가 아닌 이상 큰 돈 벌 기회가 없다는 생각에 가상화폐 투자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상화폐는 등락폭이 너무 크고 안전장치가 사실상 없다"며 "가치가 있는 시장인 지도 의심이 되는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에 이어 제3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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