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징역 25년 구형에 "아아악" 고성… 휠체어까지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 2017.12.14 16:25

[the L] (상보)재판 휴정하고 퇴정하면서 고성 질러… 휠체어 앉아 휴식

최순실씨./ 사진=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65)을 등에 업고 국정을 농단한 혐의로 기소된 최순실씨(61)에 대해 검찰이 징역 25년형을 구형했다. 최씨는 고성을 지르는 등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 등의 결심 공판에서 최씨에 징역 25년형과 벌금 1185억원, 77억9700여만원 추징을 구형했다.

이날 검찰은 "최씨는 대한민국 헌정사상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야기했다"며 "우리 사회에 엄청난 피해를 야기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그에 상응하는 중한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검찰의 구형량을 듣더니 입꼬리를 올렸다.

최씨 변호를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는 이어진 최후변론을 통해 "이번 사건은 자신의 죄책을 면해보려는 사람들과 정치검사들이 사실관계를 각색하고 기획한 국정농단"이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의 변론이 40분 넘게 이어지자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상태를 고려해 15분 간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최씨는 퇴정하고 법정 문이 닫히자 흥분한 듯 고성을 질렀다. 법원 직원들이 최씨를 앉힐 휠체어를 가져왔다.

휴식이 끝난 뒤 재판부는 "최씨가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는 연락을 받았다. 지금 휠체어에 탄 채 휴식 중이라는데 상태가 어떤가"라고 변호인들에게 물었다. 이에 이 변호사가 상태를 살피기 위해 최씨를 접견했다. 재판부는 최씨에게 진정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10분 더 휴정하기로 했다. 재판이 재개되자 최씨는 상기된 얼굴로 법정에 들어왔다. 그는 피고인석에 앉아 휴지로 눈가를 찍었다. 이 변호사는 "잠시 감정을 추스르기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는 40년 지기인 박 전 대통령을 통해 국정에 개입하고 대기업들을 압박해 각종 이권에 손을 댄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대기업 자금 774억원을 강제로 끌어모아 미르·K스포츠재단을 설립했다. 최씨는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문화·체육사업을 두 재단에게 몰아주고, 이 사업들을 자신이 설립한 플레이그라운드와 더블루K에 다시 넘기는 식으로 이득을 챙기려 했다.


차은택씨, 고영태씨 등 최씨의 핵심 측근들은 수족처럼 자기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차씨는 포스코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를 인수하라는 최씨 지시를 받고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컴투게더 대표를 겁박했다. 고씨 역시 최씨 지시로 대기업 수뇌부들과 접촉했다. 포스코, KT, GKL 등 기업들이 이런 방식으로 최씨로부터 이권을 내놓으라는 강요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안 전 수석을 시켜 최씨가 계획대로 일을 진행할 수 있도록 물밑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나은행이 없던 본부장 자리를 새로 만들어 최씨의 '조력자'인 이상화씨를 승진시킨 것도 박 전 대통령의 지시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은 삼성그룹의 지원을 끌어내는 데 특히 집중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 전 대통령이 2014년 9월부터 이재용 부회장(49)을 독대해 현안 해결을 조건으로 최씨 지원을 약속받았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삼성 자금 204억원, 장시호씨(38) 회사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한 삼성 자금 16억원, 삼성이 정유라씨 승마훈련에 보태기로 약속한 213억원 전부를 뇌물로 봤다.

또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은 면세점 특허 재심사에서 탈락한 롯데·SK그룹을 상대로도 현안 해결을 약속하고 뇌물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는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비 명목으로 70억원을 K스포츠재단에 입금했다가 돌려받았다. SK도 89억 지원 요구를 받았으나 문제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요청을 거절했다. 이에 검찰은 신 회장에 대해선 뇌물공여 혐의가 성립한다고 보고 박 전 대통령, 최씨와 함께 기소했다.

최씨는 국가정보원장, 금융위원장 등 정부 요인들의 인사 문건 등 총 47건의 기밀 문건을 무단으로 넘겨받은 혐의도 있다. 이 역시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이외에도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회의에서 어떻게 발언할지까지 정해주는 등 국정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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