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중국의 'AI산업' 세계 제패 전략

머니투데이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2017.12.15 04:47
중국이 기존 노동집약적 산업뿐만 아니라 차세대 산업에서도 급속히 경쟁력을 높이는 가운데 점차 모든 산업의 핵심이 되어가는 AI(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 정상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개발한 AI제품 관련 연구논문 수가 이미 미국, 일본을 합한 것보다 많은 실정이다.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의 거대 IT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AI 육성 전략과 함께 거액의 투자를 계속하는 한편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계 스타트업 기업들이 성장하고 있다. 미국 조사회사 CB인사이츠에 따르면 기업가치 10억달러를 넘는 비상장기업인 유니콘의 경우 아시아에는 75개사가 있지만 그중 중국계 기업이 59개사에 달한다. 중국의 대표적 유니콘 기업인 디디추싱의 경우 스마트폰에 내장된 센서를 이용해 속도, 블레이크 등 매일 2000만건 넘는 주행정보를 AI가 분석해서 그때그때 최적의 운전자를 우선적으로 중개하는 시스템으로 고객의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중국은 기존 선진국이나 중진국들이 거친 발전단계를 부분적으로 생략하는 발전패턴을 보여왔다. 유선 통신망 확충을 생략한 채 이동통신망 중심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력망도 중앙집중식 전력시스템을 완비하기도 전에 디지털화한 분산형 재생에너지 전력망을 확대하고 전국적인 은행 점포망 보다 모바일뱅킹 시스템을 보급하고 있다. 예를 들면 중국의 각종 상거래에서 스마트폰으로 전자결제 하는 금액은 2년 동안 6배로 늘어나 이미 6000조원을 넘어섰다. 중국의 거대한 규모의 시장이나 인프라가 우리나라를 앞서 차세대 기술로 성장하면서 여기에 필요한 AI를 비롯한 IT가 적용되기 때문에 AI를 강화하려는 중국 정부와 기업의 전략이 탄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현재 AI를 비롯한 IT 전반에 미국계 IT 거대기업들이 세계를 주도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최근 중국과 달리 첨단 IT나 재생에너지 기술에 대한 국가적 투자를 줄이면서 이들 분야에 대한 정부 예산이 삭감된다. 그러면서 미국의 첨단기술 개발이나 벤처창업을 주도하는 이민을 억제하고 자유로운 산업발전에 필수인 자유무역을 세이프가드나 반덤핑으로 후퇴할 우려까지 대두한다. IT를 앞세워 유통 인프라 의료 금융 등 각국 내수산업을 파고드는 등 자유로운 글로벌 경제환경에서 최대 수혜를 누린 미국은 현재 이러한 국가 전체적 이익에 입각한 전략이 후퇴해 미국 거대 IT기업들의 패권도 장기적으로 보면 동요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AI 기술로 세계를 제패한다는 것은 스마트 팩토리를 비롯한 제조업 전체에 대한 영향력 강화뿐만 아니라 각국의 내수형 소매 유통, 교통 등 인프라, 헬스케어, 금융서비스 전반에 영향력을 갖게 되고 첨단 군사 및 우주기술을 선도한다는 의미가 있다. 기존 제조업 첨단화와 새로운 성장산업 창출이 시급한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중국 산업의 도약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미국 IT 거대기업들과의 협력과 함께 중국 IT기업과 협업을 통해 우리가 강점을 지닌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서 생존 영역을 확보하는 전략도 중요해질 것이다.

그리고 AI로 재편되는 차세대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나 인프라가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과거 비즈니스 기반이나 인프라 제약 없이 차세대 산업으로 도약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로서도 기존 비즈니스나 각종 인프라가 새로운 도약을 막는 장애요인이 되지 않도록 기존 질서의 창조적 파괴를 선행적으로 밀고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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