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연 변호사의 공익을 위한 외침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17.12.15 09:29

[피플]"미래 설계, 미래를 살아갈 우리가 해야죠"

지난해 2월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공천면접장, 위원들이 한 예비후보에게 경력 소개를 요청했다. 현역의원이던 예비후보는 "80년대에 민주화 학생운동을 했고, 감옥에도 다녀왔으며 국회의원이 됐다"고 짧게 설명했다. 실제로 그의 경력의 전부였다.

당시 공천관리위원이었던 김가연 변호사(사진)는 14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에서 "요즘 젊은이들은 국회의원처럼 연봉 1억원 넘는 직업을 가지려면 짧은 시간에 엄청난 '스펙'을 만들어야 하는데 20~30년 전 경력만으로 고연봉 직장에 오래 다니는 게 신기했다"고 이 장면을 회상했다.

청년이자 여성이면서 ICT(정보기술)에 밝은 법조인인 김 변호사는 80년대생으로 당시 최연소 공천관리위원이었다. 그를 포함한 9명의 위원들은 여러 중진·다선 의원들도 공천심사에서 '컷 오프' 시키는 등 매서운 칼을 휘둘렀다. 그리고 2년 가까이 지난 지금 세상은 많이 바뀌었다. 민주당은 집권여당이 됐고, 당시로선 상상이 어려웠던 50%대 지지율도 얻고 있다.

김 변호사는 "공천심사를 잘한 덕이 아닌가 싶다"며 웃었다. 그는 "공천 때부터 내심 응원했던 박주민, 김해영 등 젊은 초선의원들이 요즘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당시 정당 내부에서 경험했던 한국 정치의 생살은 아직까지도 찝찝한 느낌이다. 특히 '86세대' 이상 기성 정치인들이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는데 인색한 것이 안타까웠다. 비례대표 청년 비중을 높이자고 하니 차라리 실버세대 비중을 높이자는 식이었다.

김 변호사는 "정치는 엘리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 보였다"며 "자신들은 아직까지도 20대 때 학생운동 경력을 자부하면서 요즘 20대들은 철이 없어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정치는 미래를 살아갈 이들이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ICT 등 빠르고 큰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어떻게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그는 고려대 법대와 사법연수원(41기)을 나와 법무부 국제법무과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의 공무원 생활은 몹시 괴로웠다. 2014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더이상 견디기 어려웠다. 공무원이지만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고, 대통령과 국가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러려고 법조공무원이 됐나' 자괴감이 들었다. 정당의 선거 공천에 참여한 것도 그 때의 자괴감에서 벗어나려는 심정이 작용했다.


법무부에서 나온 김 변호사는 ICT 영역에서의 자유와 권리 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NGO(비정부기구) 오픈넷에서 상근변호사로 일한다. 국회의원과 함께 인터넷 실명제 폐지 법안도 발의하고, 결국 헌법재판소 위헌 판결도 받아내는 등 ICT 세상을 보다 자유롭게 만드는 데 노력 중이다.

그는 지금 또래들과 함께 현실을 개선하고 보다 살기 좋은 미래를 설계하는 일에 열심이다. 그는 이른바 '공익변호사'다. 그처럼 공익변호사로 일하는 100여 명이 모임도 자주 갖는데 대부분 20~30대 젊은 변호사들이다. 김 변호사는 "우리가 혹은 우리 다음 세대가 살아야 할 세상은 젊은 사람들이, 어린 사람들이 직접 나서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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