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월급 주기도 힘든 상황… "상표권까지 다 아낀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17.12.13 11:44

1483억 규모 자구안 마련, 958억은 노조 합의 필요… 191명 희망퇴직 계획, 채권단 도움 절실

정상적인 급여지급이 어려울 정도로 자금사정이 악화된 금호타이어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다. 희망퇴직, 임금 동결, 상표권 문제 해결 등 전 분야에 걸친 재무개선에 나선다. 최악의 경우 정리해고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경영정상화 부족금액 958억, 최악의 경우 '정리해고'=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총 1483억원의 목표금액을 설정하고 경영정상화 계획(이하 자구안)을 마련했다. 영업이익률 5.5% 수준으로 동종 업계에서 영업이익률이 낮은 기업을 기준으로 삼았다.

금호타이어는 당초 경영정상화를 위해 타이어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12.2%)을 기초로 2922억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 목표금액을 낮춰 잡았다.

경영정상화 목표금액 1483억원 중 525억원은 영업, 관리 일반직 부문에서 개선하기로 했다. 이중 125억원은 기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거래를 개선하고, 상표권 문제 해소를 통해 얻는 부분이다. 해마다 지급되는 상표권료 약 60억원을 아끼고, 기존 금호계열사와 거래를 중단하는 방식이다.

관건은 부족금액 958억원이다. 임금 총액의 30% 수준으로 노동조합의 합의가 필수다. 임금 동결 및 삭감은 물론 희망퇴직까지 계획했다.

회사는 우선 191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내년 일부 생산(200만6000본)이 중단되는 부분에 발생하는 여유 인원이 대상이다. 이는 경영상 해고 회피 노력 중 하나로 혹시 있을지 모를 정리해고를 위한 사전단계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회사는 △1인당 생산성 향상 △무급 휴무 실시 △임금조정(삭감) △임금 체계 개선 및 임금피크제 도입 △산재 및 휴직 제도 개선 △임금 지급 기준 조정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생산성 향상을 위한 설비투자를 광주공장(1072억원), 곡성공장(1105억원)에서 진행한다.

회사는 지난 12일 노조에 ‘자구안 노사동의서’를 노조에 요청했다. 금호타이어는 노사 합의 불발에 따른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경영상 정리해고'도 준비한 상태다. 법률상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 △해고 회피 노력 △해고 대상자 선정의 공정한 기준 등이 있으면 정리해고가 가능하다.


◇"월급 주기도 힘들다"… 연말 만기 채무 1.3조가 관건= 금호타이어가 강력한 경영정상화 카드를 꺼낸 것은 그만큼 재무건전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말 만기가 도래하는 1조3000억원의 채무를 자체적으로 상환할 능력이 없다. 이를 막지 못하면 부도가 날 수 있는 상황, 채권단의 지원이 절실한 부문이다.

최근에는 정상적인 급여지급이 힘들 정도로 자금 사정이 악화된 상태다. 금호타이어의 지난 9월 기준 현금성 자산은 902억원이다. 분기당 이자지급 비용이 320억원에 달하는 것과 올해 월 평균 급여비용이 260여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바닥을 드러낸 셈이다.

특히 최근 P-플랜(사전회생계획제도) 우려가 나오면서 당좌대월(한도대출)도 제한된 상황이다. 금호타이어의 올 1~9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630억원으로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면 적자가 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올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509억원에 이른다. 한영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채권단 빠르면 이주에 나오는 실사보고서를 바탕으로 구조조정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노조도 자구안에 적극 반대를 못하는 상황이다. 노조는 원칙적으로 노조원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방안은 반대하지만 우선 회사가 제시한 내용을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서 금호타이어가 먼저 자구안을 내놓으며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정상화 방안에 대한 노조의 합의가 향후 구조조정 방안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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