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변형벽체·알파룸·세대분리' 내맘대로 바꾸는 아파트 '인기'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17.12.13 04:00

실수요자 잡으려는 건설사 특화설계…"가변형 벽체로 넓히고 쪼개고"

가변형 벽체를 활용해 넓은 거실로 연출한 '남악오룡지구 호반베르디움' 전용면적 84㎡A타입 거실 전경 @리얼투데이 제공

# 강남의 한 아파트에 사는 A씨 부부는 자녀들이 독립한 뒤 방을 개조해 욕실이 달린 방을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게스트하우스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오랜 해외체류 경험으로 외국인과 교류하는 데 거부감이 없어 퇴직 후 취미생활 삼아 '에어비앤비'에 방을 등록해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개인 혹은 가족 단위 외국인 관광객을 받아 아내가 한국식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남편은 벤츠 차량으로 서울 곳곳을 가이드해 주기도 한다. 수익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부부는 아파트 생활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색다른 체험에 만족하고 있다.

12일 부동산 시장에 따르면 아파트 거주자들이 과거보다 다양한 공간활용이 가능한 구조를 선호하면서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가변형 벽체'를 채택한 단지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가변형 벽체는 가족 구성원의 수나 생애주기에 따라 방 하나를 넓게 사용하거나 두 개로 쪼개 자녀방, 서재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끔 변형이 가능한 설계다. 과거 아파트들이 한 번 설계된 구조를 변형하기 어려운 형태였다면 이제는 입주 후에도 원하면 공간을 취향에 맞게 변형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가변형 벽체를 적용하면 3~4인 가구뿐 아니라 1~2인 가구도 버려지는 공간 없이 맞춤형 활용이 가능하고 주거와 동시에 작업실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실수요자에게 인기가 높다"며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건설사들도 특화 설계를 최대한 적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0월 광주 동구 계림8구역을 재개발하는 '광주 그랜드센트럴'은 우수한 입지여건과 함께 가변형 벽체가 적용돼 공간 활용도를 높여 청약에서 평균 18.1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하는 등 실수요자의 관심을 끌었다. 같은달 경기 시흥 은계지구에서 분양한 '시흥 은계지구 제일풍경채'도 가변형 벽체를 적용,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단지는 평균 10.48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청약을 마쳤다.

호반건설도 전남 무안군 남악신도시에 공급하는 '남악오룡지구 호반베르디움' 전 가구에 가변형 벽체를 적용해 이목을 끌었다. 가족수가 적을 경우 거실을 확장해 넓게 쓰거나 방 두개를 합쳐 넓은 침실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등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가변형 벽체뿐 아니라 알파룸, 세대분리형 설계도 인기다. 최근 분양 단지들을 살펴보면 전용 59㎡ 등 소형 아파트에는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는 '알파룸'이, 전용 84㎡ 이상 중대형 아파트에는 부분임대가 가능한 '세대분리형' 설계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림산업이 서울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거여2-2구역을 재개발하는 'e편한세상 송파 파크센트럴'은 전용 84㎡ 일부 타입을 세대 분리형으로 설계하고 최상층은 복층형 테라스하우스로 특화했다. 대가족이지만 대형보다는 중형 평형을 선호하거나 자녀 독립 후 부분임대가 가능하도록 배려한 것이다.

롯데건설이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공급하는 '창원 롯데캐슬 프리미어'는 전용 84㎡에 보다 넓은 수납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타입별로 알파룸을 두고 복도장, 장식장 등을 배치했다. 안방에는 드레스룸을 별도로 뒀다. 알파룸은 방 수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거주자가 원하는 대로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해 실제보다 공간을 넓어보이게 하는 효과를 준다.

현대산업개발이 강원 강릉시 송정동에 공급하는 '강릉 아이파크'도 일부 가구가 부분임대가 가능한 세대 분리형 평면으로 나왔다. 드레스룸, 주방 팬트리룸, 다목적 공간 등도 다양하게 마련됐다. 단지 동측으로 송정해변이 위치해 게스트하우스나 임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배려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가 투자보다는 실거주 목적으로 인식되면서 신혼부부일 때부터 자녀를 낳아 기르고 독립한 후까지 공간 구조를 바꿔 머물 수 있고 되팔 때도 누구에게나 팔 수 있는 설계가 인기"라며 "획일화된 공간이 아닌 자기만의 취향과 개성을 반영한 공간을 꾸미고 싶어하는 욕구도 충족시켜 줄 수 있어 앞으로도 이런 특화설계가 점차 확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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