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증인선서 때 눈물…"영재센터 최순실 지시"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17.12.11 18:10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이규혁 측이 다 알아서 한다고 해, 난 중간 역할"

장시호씨/사진=머니투데이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항소심(2심)에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에 관여한 것을 두고 본인은 '중간역할을 했을 뿐'이란 입장을 피력했다.

그동안 재판에서 증거로 쓰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문자메시지에 대해선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으며 영재센터 직원 김모씨의 진술과 관련해선 '거짓말을 한다'고 부인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에 대한 2심 12차 공판에서 장씨가 증언대에 나섰다. 이 부회장 등 재판에서 장씨가 증언대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후 2시3분쯤 장씨는 방호원의 안내에 따라 연한 녹색 수의에 흰색 운동화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재판부의 생년월일과 현재 직업을 묻는 질문에 각각 간단히 답한 장씨는 이어 증언선서를 할 차례에 이르자 말을 잇지 못한 채 어깨를 들썩였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 듯 연신 손으로 얼굴을 훔쳤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재판부는 물론 특검 측과 변호인단도 장씨를 가만히 응시했고 법정에는 약 1분간 정적이 흘렀다. 장씨는 목소리를 가다듬은 뒤 떨리는 목소리로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 없이 얘기하고 거짓말을 하면 위증의 벌을 받겠다"는 증인 선서문 낭독 이후 자리에 앉았다.

장씨는 지난 6일 삼성에 영재센터 지원을 부당 강요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징역 2년 6개월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당시 구속을 예상치 못한 듯 법정에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 감정에 북받친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장씨는 특검 측이 삼성전자의 영재센터 후원 경위에 대해 묻는 질문에 "(영재센터 전 전무)이규혁 선수와 그 삼촌인 이모씨가 문화체육관광부에 가는 서류 작성법을 다 안다고 했다"며 "저는 회장님(최씨)의 확인을 받는 중간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영재센터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경위에 대해서는 "이모(최씨)가 준 플랫폼에 맞춰서 작성한 것"이라며 "이름과 가격을 바꾸는 수준으로 작성해 드렸다"고 설명했다.

또 최씨가 지난해 10월 1,2차에 이은 3차 영재센터 후원을 받으라는 지시도 했다고 진술했다.


영재센터 설립 및 운영과정에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체육부 제2차관과 적극적으로 연락한 의혹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인했다.

장씨는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사회생활하다보니 이씨 등 다른 선수로부터 많은 무시를 당했다"며 "안다는 척을 하고 싶어서 (아는 척하는 티를 냈지만) 당시에 진짜 전화해서 (직접) 물어본 적은 없다"고 울먹였다.

본인이 보낸 메시지에 대해서는 "2년 전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문자 내 '미스'나 '미스터'라는 표기에 대해서는 "이모(최씨)와 김 전 차관을 혼용해 표기한 것"이라며 "(최씨가 본인 이야기를 외부에 하는 것을 꺼려서)당시 이모 이야기를 못해서 김 전 차관이라고 설명한 적도 있다"고 해명했다.

한 문장에서 '미스'란 단어가 어떤 때는 최씨를, 어떤 때는 김 전 차관을 의미한다는 취지로 증언했고 이를 이규혁 선수 등 수신자가 어떻게 이해하겠냐는 의문에 대해서는 "이규혁 선수와 20년간 알아왔기 때문에 알아들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즉 김 전 차관과 장씨가 직접 대화해 오면서 영재센터 운영에 적극 개입한 것을 암시하는 문자 속 문구들도 사실은 직접 대화한 것이 아닌 '가장'이었다는 주장으로 풀이됐다.

영재센터 사업계획서가 삼성 측에 갈 것임을 몰랐다고 진술한 영재센터 직원 김모씨의 진술은 "그건 김씨가 거짓말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김씨가 왜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 재판에서 너무 많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 측은 2015년 10월~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영재센터에 총 16억2800만원의 지원금을 낸 혐의(뇌물공여)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으며 1심에서 이부분에 대해 유죄가 인정됐다.

이에 반해 삼성 측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강릉시 등도 후원한 이유 등을 들어 영재센터 지원을 공익적 성격으로 이해했으며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 2차관의 강요도 영향을 끼친 것이라 항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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