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는 오는 12~13일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소집한다. 시장에서는 FRB가 이번에 기준금리를 1.25~1.50%로 0.25%포인트 인상할 게 확실하다고 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번째, 올 들어 3번째 금리인상이 된다.
시장에서는 다음 행보를 더 주목한다. FRB는 지난 9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내년 금리인상 횟수를 3차례로 봤는데 전문가들은 1차례쯤 늘어날 공산이 크다고 관측한다. 공화당이 추진하는 세제개혁에 따른 감세 효과가 미국 경제의 성장세를 더 자극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FRB 전문가인 티모시 듀이 미국 오리건대 교수는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경제가 매우 잘 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금융시장의 호황과 감세 전망 등의 요인이 내년에 더 많은 금리인상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FT는 전문가들이 공화당의 감세안이 성장률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내년과 2019년 미국 성장률에서 감세 기여분이 0.3%포인트쯤 될 것으로 전망했다. 완전고용 수준에 도달한 미국 고용시장과 세계 경제 성장세, 탄탄해질 조짐을 보이는 인플레이션, 감세에 따른 단기적인 부양 효과 등이 한 데 맞물려 FRB의 추가 금리인상 논의를 떠받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달 4.1%로 2001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는 22만8000명으로 실업률을 더 낮추기 충분한 수준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FRB가 이번 회의에서 9월보다 개선된 경제전망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간체이스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FRB의 실업률 전망치가 9월치보다 낮아지고 성장률 예상치도 상향조정돼 더 빠른 금리 정상화를 정당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스 카펜터 UBS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이날 "FOMC 멤버들이 대개 지난 9월 전망에 세제개혁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FRB가 이번에 더 높은 성장률과 더 낮은 실업률을 예상하고 향후 금리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2월 재닛 옐런 FRB 의장의 바통을 이을 제롬 파월 차기 의장도 지난달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FRB의 예상치보다 높은 2.5%로 제시했다. FRB는 지난 9월 FOMC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2.4%, 2.1%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미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5%로 상향 조정하며 FRB가 내년에 금리를 4차례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FRB가 이번에 금리인상 가속화 방침을 명시적으로 밝힐지는 미지수다. FT는 FRB가 미약한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세 때문에 금리인상 속도를 높이길 주저해왔다고 지적했다.
FRB 이사로 옐런 의장과 보폭을 맞춰온 파월 차기 의장도 금리인상에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FT는 파월이 최근 상원 인사 청문회에서 경기과 과열되지 않았다고 진단한 걸 그 근거로 봤다.
뉴욕타임스(NYT)는 FRB 내부에서 감세 효과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세제개혁으로 기대되는 감세액이 1조5000억 달러(약 1637조2500억 원)에 이르지만 감세 여파로 연방정부의 부채가 늘어나면 금리가 올라 투자가 제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의회 합동조세위원회(JCT)는 2014년 보고서에서 연방정부의 채무가 1달러 늘어날 때마다 민간 부문 투자가 15~50센트 준다고 분석했다.
NYT는 공화당의 세제개혁안이 아직 최종 조율되지 않은 데다 옐런 의장의 FOMC 회견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지적했다. FRB가 이번 회의에서 세제개혁과 관련한 정책 향방을 온전히 논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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