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첫발' 딛는 비트코인…고래 등에서 새우들은 안전할까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유희석 기자 | 2017.12.11 03:20

CBOE 10일 오후 5시(현지시각) 선물거래 시작…시장 영향은 미지수·변동성 우려 여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개시한다. 그간 사설 거래소에만 거래 돼 온 비트코인의 제도권 시장 데뷔다. 변동성에 대한 우려와 거품 논란이 여전하지만 선물 거래 도입으로 비트코인 시장의 공신력이 높아질 지 주목된다.

◇비트코인 제도권 거래소 첫발…시장 영향에 주목

CBOE가 낸 성명에 따르면 시카고 시간 기준 이날 오후 5시(한국 시각 11일 오전 8시)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시작된다. 정규 거래 시간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3시15분까지(시카고 시각 기준)다. 변동성을 제한하기 위해 일종의 '안전장치'도 마련됐다. 체결가격간 변동폭이 10%를 넘어가면 2분간 거래를 멈추며, 등락폭이 20% 이상 벌어지면 5분간 거래가 중단된다.

이어 세계 최대 선물 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도 오는 18일 비트코인 선물을 정식 출시한다. CME는 비츠스탬프, 지닥스, 잇빗, 크라켄 등 4개 비트코인 거래소의 가격을 기반으로 선물 거래 가격을 산출한다. CBOE가 제미니 거래소 한 곳의 가격에 기반해 가격을 산정하는 것과 비교해 비트코인 실제 거래 가격을 상대적으로 더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

선물거래가 가능해지면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위험 회피(헤지) 거래 등이 가능해진다. 그만큼 기관투자자들의 비트코인 시장 참여 폭이 넓어질 수 있다. 다만 본격적인 선물 거래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알리스테어 밀른 알타나디지털펀드 최고투자책임자(CFO)는 "(선물 거래로) 비트코인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변동성이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헤지 거래가 늘어 가격 변동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초기엔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부 대형은행들이 높은 변동성을 우려해 선물 거래 참여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씨티그룹 등 월가 일부 은행들은 고객들이 CBOE의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막을 예정이다.


◇거품·변동성 여전한 우려…규제당국도 예의주시

제도권에 첫발을 디뎠지만, 비트코인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비트코인 급등이 '거품'이란 주장이 논란의 한 축이다. 그랜트 스펜서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 총재대행은 10일 뉴질랜드 국영방송 TVNZ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거래에) 현저하게 버블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 우리는 몇 세기에 걸쳐 버블을 봐 왔고 이(비트코인) 역시 고전적인 형태의 버블"이라고 진단했다.

비트코인을 초창기 채굴에 뛰어든 소수가 장악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우려 거리다. 블룸버그 통신은 비트코인의 40%를 '고래'라 불리는 약 1000명이 소유하고 있으며, 이들이 시세조종이나 담합에 나설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고래들이 보유 물량을 대거 풀면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선물거래 감독당국인 선물거래위원회(CFTC) 역시 시카고 거래소들의 선물 거래 개시를 허용은 했지만, 비트코인의 높은 가격 변동성이 청산소(선물거래 매입자와 매도자 사이에서 결제를 보증하는 곳)를 불안정하게 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예의주시 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최근 급증한 거래량과 비례해 변동성도 덩달아 높아졌다. 지난주엔 하루 사이에 가격이 1만5000달러(약1643만원)대에서 1만800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몇 시간 만에 1만6000달러대로 주저 앉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10일 현재는 약 1만4000달러 부근으로 연초대비 15배, 한달 전에 비해 2배 높은 가격을 기록 중이다.

베스트 클릭

  1. 1 "나랑 안 닮았어" 아이 분유 먹이던 남편의 촉…혼인 취소한 충격 사연
  2. 2 "역시 싸고 좋아" 중국산으로 부활한 쏘나타…출시하자마자 판매 '쑥'
  3. 3 "파리 반값, 화장품 너무 싸"…중국인 북적대던 명동, 확 달라졌다[르포]
  4. 4 "이대로면 수도권도 소멸"…저출산 계속되면 10년 뒤 벌어질 일
  5. 5 김정은 위해 매년 숫처녀 25명 선발… 탈북자 폭로한 '기쁨조' 실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