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관심 있다고요? 차라리 로또를 사는게 어떨까요

머니투데이 권성희 금융부장 | 2017.12.09 07:31

[줄리아 투자노트]

비트코인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세를 보이며 화제를 모으자 가상통화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졌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미국 시세 기준으로 올들어 1500% 치솟았다. 최근에는 급등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양상이지만 그간 보인 엄청난 가격 상승세에 ‘비트코인이 뭐길래’라는 궁금증과 함께 ‘진작 사뒀으면 큰돈을 벌었을 텐데’라는 아쉬운 마음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통화는 인터넷으로 가치를 거래할 수 있는 수단이다. 인터넷뱅킹으로 주고받는 돈 거래와 다른 점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가 아니라는 점과 거래내역이 실시간으로 기록돼 영구히 남는 블록체인이라는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는 ‘통화’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돈’은 아니다. 법정화폐가 아니기 때문이 아니다. 실생활에서 거래 수단으로 사용하기에는 가격 변동성이 너무 커서다. 1년에 1500%씩 오르는 자산, 하루에도 20%대 급락은 다반사인 자산을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데 쓰기는 어렵다. 한 나라의 화폐가 하루에 20~30%씩 오르내린다면 그 나라 화폐로 거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미국의 헤지펀드 매니저로 2013년부터 비트코인에 투자해온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는 자리 잡았지만 화폐는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을 사는 사람들도 무엇을 구매하기 위한 수단을 얻는게 목적이 아니라 금에 투자하듯 가치 상승에 따른 차익을 얻는 것이 목적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추정된다. 그중 가장 황당한 것이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가 블록체인 기술 덕분에 합법적인 ‘화폐’로 인정받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상거래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화폐가 되려면 가치가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어불성설이다. 비트코인 등을 사는 사람들은 가치가 오르기를 바라는데 ‘화폐’가 되려면 가치 변동성이 거의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2가지 이유는 금값이 오르는 이유와 같다. 하나는 블록체인 기술 덕분에 가상통화 거래가 늘어날 텐데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하나는 각국 중앙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너무 많이 풀어놓아 법정화폐의 가치를 믿을 수 없게 됐기 때문에 대안화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돈이 많아져 돈의 가치가 떨어지니 믿을만한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과거엔 금을, 지금은 가상통화를 찾는다는 논리다.

과거 금값의 추이를 지켜본 사람이라면 이 논리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금값이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금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다. 가치 투자자의 대부로 꼽히는 워런 버핏은 금에 대해 배당을 주는 것도 아니고 이자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내가 산 가격보다 다른 사람이 더 비싸게 사주는 것밖에는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어리석은 투자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비트코인 투자 역시 버블이라고 단언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의 핵심은 블록체인 기술이다. 굳이 투자한다면 가상통화보다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미국의 투자전문 사이트인 마켓워치는 최근 한 칼럼을 통해 “블록체인 기업이 은행에 (블록체인 기술) 공급자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은행에 대한 기술 공급자 시장은 중형 규모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거래의 표준으로 자리 잡는다 해도 시장 규모가 지금 아마존이 급성장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시장만큼 무궁한 잠재력을 가진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사람들은 ‘공돈’을 좋아한다. 비트코인에 마음이 끌린다면 대개는 앉아서 돈을 두 배, 세 배, 또는 수십 배로 불리고 싶은 욕심 때문일 것이다. 이는 로또를 사는 심정과 다를 바 없다. 어떤 시장이든 이같은 사람들의 탐욕을 타고 올라간다. 따라서 가상통화 가격이 얼마나 더 오를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스스로 살아온 길을 돌아보라. 욕심을 부리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누구나 짧은 시간에 부자가 되기를 원하지만 안전한 길은 천천히 부자가 되는 것이다. ‘느리지만 천천히 가는 사람이 결국 이긴다’(Slow and steady wins the race)는 격언은 재테크에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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