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째 상장 심사중?…IPO 상위증권사 명성에 흠집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김도윤 기자 | 2017.12.08 04:22

상반기 상장심사청구기업 3곳, 5개월 넘게 승인 결론안나…주관사 역할론 대두

올해 상반기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 중 3곳의 심사승인이 아직까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년 간 결론이 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인데, 상장주관사는 IPO (기업공개) 업계 최상위권인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동구바이오제약, 라파스, 명성티엔에스가 연말을 앞둔 현재까지 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사실상 올해 상장이 불가능해졌다.

동구바이오제약과 라파즈의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 명성티엔에스는 KB증권이다. 이들 증권사가 IPO 부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상장승인 지연이 명성에 흠집을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경우 거래소는 45영업일간 상장 승인심사를 진행한다. 통상 2~3개월 안에 심사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들 기업은 이미 5개월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심사가 길어지는 것은 기업가치 책정이나 재무적인 부분보다는 내부통제와 관련한 이슈가 논란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밸류에이션 문제는 심사 과정에서 협의가 가능하다"면서도 "내부통제 이슈가 심사과정에서 발견될 경우 이를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상장심사가 6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는 흔치 않아 주관사 역할론도 대두되고 있다. 상장절차를 주도하는 주관사가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에 장기 미승인 기업이 나온다는 것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회사는 상장 절차나 심사기준을 잘 모르기 때문에 주관사가 듀딜리전스(기업실사) 과정에서 상장에 걸림돌이 될 문제를 미리 해결하고 상장심사를 신청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장과 관련한 거래소의 연락 창구는 기업(발행사)이 아닌 주관사"라며 "증권사가 어떻게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심사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제약·바이오기업인 동구바이오제약,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보유한 라파스 그리고 2차전지 분리막 회사 명성티엔에스는 내부통제 문제에 대한 정리가 필요해 심사승인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상장심사위원회 위원은 "지적된 부분을 발행사와 조율해 제대로 소명만 해도 승인을 해줄 만한 사례도 있었다"며 "주관사가 발행사와 긴밀하게 대응하지 않는 모습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일부에서는 주관사들이 상대적으로 공모규모가 작은 발행사들을 소홀히 대한다는 평가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상장심사가 지연되는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조달 일정이 틀어지면서 계획한 사업 전략을 유지하기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한 IPO 관계자는 "비상장 기업에게 IPO는 매우 큰 일인 만큼 상장 과정이 길어질수록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해야 해 다른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자금조달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설비투자나 운영자금 활용 등 사업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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