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온 암호화폐 전문가들 "99% 거품" "기술은 남아"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 2017.12.07 16:46

암호화폐 창업자들 "투자 과열, 과거 닷컴 버블과 유사… 가격 말고 기술 봐달라"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파크랩 암호화폐 블록체인 컨퍼런스'에서 제드 맥칼립 스텔라 공동창업자와 패트릭 다이 큐텀재단 대표, 엘레인 라미레즈 테크 전문기자(왼쪽부터)가 암호화폐 현황과 가능성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파크랩.
"과거 '닷컴 버블'과 비슷하다."

제드 맥칼립 스텔라 공동창업자 겸 CTO(최고기술책임자)의 경고다. 그는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스파크랩 주최로 열린 '암호화폐(가상화폐) 블록체인 컨퍼런스'에서 "현재 ICO(암호화폐 공개) 중 99%가량에 거품이 꼈다고 볼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ICO는 암호화폐 발행을 위해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유치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자는 자신이 낸 자금에 해당하는 암호화폐를 받는다.

맥칼립 CTO는 비트코인 거래소 마운트곡스의 창업자로, 주요 암호화폐인 리플 발행도 주도했다. 그가 2015년 공동 설립한 스텔라는 IBM의 기술 협업사로 현재 블록체인 금융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맥칼립 CTO는 "어떤 암호화폐를 사야 하는지 종종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기본적인 암호화폐 구조와 운영 형태부터 이해해야 한다"며 "지금은 어떻게 암호화폐에 가치를 부여할 것인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해외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암호화폐 투자 쏠림에 따른 단기 가격급등 현상을 '투기' 현상으로 보고 있다. ICO 자문사 아르곤그룹의 엘리엇 한 매니징디렉터는 "많은 사람들이 가격 때문에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다"며 "거품이 꺼지면 많은 사기업체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제나 최고가, 최저가는 존재한다. 중요한 건 패닉에 빠지지 않는 것"이라며 "거품이 꺼지더라도 기술은 남는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큐텀을 만든 패트릭 다이 큐텀재단 대표도 "현재 이뤄지는 암호화폐 거래 중 90%를 투기로 볼 수 있다"며 "한국이 암호화폐 가격상승을 주도하는 건 놀라운 일이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블록체인은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개발자가 만든 암호화폐 비트코인에 활용된 기술이다. 10분에 한 번씩 거래 내역 정보를 담은 블록을 생성해 모든 비트코인 이용자들이 함께 보관한다. 최신 블록은 직전 블록에 암호화 방식으로 연결되고 과반 이상이 인정한 정보만 저장하기 때문에 거래내역 삭제, 수정 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블록체인 기술과 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맥칼립 CTO는 "블록체인 기술의 확장성 문제만 해결한다면 비트코인 가격(1비트코인)은 충분히 3만 달러(약 3275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로 기술과 정보를 대중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면 전 세계가 공평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 대표는 "ICO는 공동체가 함께 할 수 있는 투자방식"이라며 "기존 투자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수익을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ICO와 암호화폐 거래를 전면 중단한 중국, 규제 방안 마련에 나선 한국 등 개별 국가의 규제는 블록체인 생태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봤다. 다이 대표는 "특정 국가에서 강력한 규제로 암호화폐 거래를 차단하고 있지만, 전 세계 기반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규제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스텔라 공동창업자 조이스 김은 "정부 규제로 암호화폐 시장의 발전과 유동성 증가를 막을 순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열린 정책으로 기술 발전을 투명하게 다루면 긍정적인 자가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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