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전망 2.9%를 바라보는 시각차

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 2018.01.02 10:00

[소프트 랜딩]한국은행과 KDI, 3% 성장 가능 vs 어려움

편집자주 |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지난해 한국경제는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사태와 조기대선이라는 정치적 격변 속에서도 '3% 성장'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그렇다면 2018년 새해에도 3% 성장을 이루는 것이 가능할까?

IMF를 비롯한 해외주요기관들의 2018년 한국경제 전망치는 대체로 3.0% 수준으로 일단 긍정적인 모습이다.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27일에 발표한 '2018 경제정책방향'에서 기획재정부는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는 다소 둔화되겠지만,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본격화하고 물가 상승률도 둔화돼 소비 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민간소비가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해에는 1인당 국민소득(GNI)도 2만 달러 수준을 벗어나 3만달러에 진입하면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 봤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경제 전망치를 동일하게 2.9%로 제시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똑같은 2.9%라고 해도 한은은 3.0% 성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인 반면, KDI는 3.0% 성장이 어렵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21일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2018년에도 북한리스크와 같은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잠재성장률(2.8~2.9%)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물가도 목표 수준인 2%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 지난 11월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인상함으로써 초저금리 시대의 종언을 선언한 바 있다. 기준금리 인상 배경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한국경제의 회복세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다.

특히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총재는 반도체 수출이 워낙 호조세이며, 정부 정책으로 소비 회복세가 진전된다면 내년에 3%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KDI는 한은과 같이 성장률을 2.9%로 제시했지만, 한국경제가 3% 성장이 어렵다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KDI 관계자는 "현재 한국경제의 개선 추세는 전반적으로 견실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반도체 경기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어 한국경제의 성장세가 불안하다는 것이다.


올해에도 세계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은 늘어나겠지만, 설비투자 증가세는 크게 꺾일 것이며, 반도체 제외업종은 가동률도 낮아지면서 전반적인 투자가 부진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KDI는 지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너무 ‘이른 판단’이라며 이례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 이유는 물가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내수·일자리 등 경기 개선세가 아직 뚜렷지 않고 이에 따라 물가 상승률도 주춤한 만큼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것이다.

한은이나 KDI의 경제전망은 모두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정부산하기관으로서 같은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고도 내용과 정책면에서 서로 대립하는 입장을 보이는 것은 생경하기까지 하다.

일반적으로 경제기관에서 경제전망을 할 때 2.9%라는 수치는 성장률이 3%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다소 보수적 입장이 담겨져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만약 3%대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한다면 굳이 2.9%라는 수치를 찍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망기관마다 경제전망을 제시할 때 2.9%를 찍느냐 3.0%를 찍느냐의 결정은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다. 많은 연구자들이 GDP의 구성요소별로 각기 정량적 분석을 통해 전망치를 내놓지만, 최종 단계에 이르러서는 결국 정성적인 분석이 개입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한편 민간경제기관인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기존에 2.5%까지 낮춰잡았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최근 2.8%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이 두 기관 모두 올해 한국경제가 3%성장을 달성하는 게 쉽지 않다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돌이켜보면 지난해 연초만 해도 대부분 경제전망기관의 전망치는 2%대 초반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매 분기마다 전망치를 상향조정하는 다소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금 한은이나 KDI 모두 성장률 전망치가 2.9%에 머물러 있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성장률 전망치가 줄줄이 상향조정되는 모습이 실현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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