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 글로벌테크놀로지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손현호 펀드매니저는 7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에 대한 단기적인 접근으로 내재가치 대비 가격 산정의 오류를 범해선 안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손 매니저는 2000년 신한금융투자, 2005년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를 거쳐 2006년 피델리티자산운용으로 옮겨 현재는 런던 본사에서 근무중이다.
손 매니저가 운용하는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 펀드는 5일 기준 연초이후 수익률이 28.10%, 2년은 47.49%이며 2015년 6월 설정 이후로는 54.43%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올들어서만 2213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손 매니저는 최근 IT 업종 변동성은 미국 법인세 인하를 비롯해 내년 공급 증가 전망 등의 요인이 컸지만 우량 종목을 편입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높은 유효세율을 적용받는 통신, 미디어, 소비재, 은행 등 가치주들이 상승세를 나타낸 반면 유효세율이 낮아 법인세 인하효과가 덜한 반도체, 인터넷, 소프트웨어 등 성장주들은 매도세가 나왔다"며 "반도체 업체 마벨(Marvell Technology Group)이 내년 초 무렵 낸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의 어려움이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한 점도 일부 반도체 장비업체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 펀드는 삼성전자 투자비중이 2.9%로 포트폴리오에서 알파벳(8.5%), 애플(6.6%), 인텔(5.5%), SAP(4.2%), TSMC(4.1%)에 이어 상위 6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6개월전 대비 삼성전자 편입비중은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엔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보다는 아날로그 반도체 등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손 매니저는 "인텔과 TSMC는 디지털화와 신생기술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다른 반도체 기업 대비 저평가돼 있다"며 "인텔에 대해서는 경쟁심화를 비롯해 PC시장, 기업 서버 수요와 관련한 우려가 높지만 과도한 수준이라 판단되며 핵심 역량인 x86 시스템 구성과 제조 능력은 진입장벽이 높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첨단기술 성장주와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구조적인 성장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중앙 집중식 서버에서 외부업체가 운용하는 원거리 서버 네트워크를 통한 클라우드 운영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스마트 공장'의 진전으로 산업재 기반의 기업들이 점점 더 소프트웨어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 분야에서는 디지털 광고와 전자상거래 부문의 일본 인터넷 승자기업을 찾고 있다"며 "일본은 상대적으로 성숙된 경제이기 때문에 이들 업체들의 성장 특성이 미국의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이나 중국 인터넷 대표기업들만큼 강력하지는 않지만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으로 비교적 견조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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