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 실내흡연족 "냄새 안나는데 뭐 어때"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 2017.12.12 06:05

"연기 아닌 수증기" 카페·음식점·사무실 등서 흡연 늘어… 유해성 논란 진행중

한 남성이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우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28일 홍콩을 출발해 인천으로 오는 항공기 화장실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를 피운 40대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옅은 담배 냄새를 맡은 승무원이 A씨를 적발해낸 것.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나 액상형 전자담배 등은 일반 담배처럼 기내 흡연이 금지돼있으나, A씨는 아이코스가 규제 대상인줄 몰랐다고 말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실내나 금연구역에서 이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와 비슷한 연초 고형물을 전자기기로 가열해 찐 것이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6월 260만갑이던 궐련형 전자담배 반출량(소비자에게 판매되기 전 단계로, 제조업체가 도·소매 업자에게 넘긴 것)이 지난 10월에는 2070만갑으로 급증했다.

담배시장서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도 늘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국내 전체 담배 시장 중 당사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의 전국 점유율을 2.5%(올 3분기 실적 기준), 서울 지역 점유율은 5%(지난 8월 말 기준)로 보고 있다. 여기에 KT&G의 '릴',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BAT)코리아의 '글로'까지 합하면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은 더 높아진다.

/사진=픽사베이
기본적으로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대부분의 실내서는 흡연할 수 없다. 국민건강증진법상 액상, 궐련형 등 타 형태의 전자담배도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공공장소, 금연구역 등에서 흡연시 단속 대상이다.

하지만 냄새와 연기가 적고, 유해물질도 거의 없다는 인식 때문에 실내서 흡연하는 이들이 많은 실정이다. 제조사도 이 같이 홍보한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아이코스는 담배를 불에 태우지 않기 때문에 증기에 포함된 유해 물질은 일반 담배 대비 약 90% 적다"며 "특히 타르가 발생하지 않아 일반적인 흡연에 비해 약 95% 덜 유해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인식이 퍼지며 간접 흡연이 큰 민폐가 아니라는 생각에 실내흡연도 늘었다. 직장인 윤모씨는 "아이코스는 냄새가 적은 데다 다른 담배에 비해 유해성도 거의 없는 수준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래서 추운데 굳이 나가서 피지 않고 그냥 아파트 방 안에서 담배를 핀다"고 말했다. 아이코스는 담배를 태우는 게 아닌 찌는 방식이기 때문에 연기가 아닌 수증기가 나온다. 일반 담배와 달리 냄새도 거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유해성이 적다는 데 의문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아이코스의 유해성이 적다는 건 제조사 측 입장일 뿐 확인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직장인 이모씨는 "얼마 전 지하철에서 환승하는데, 어디선가 연기가 피어오르고 고구마 찐 것 같은 냄새도 나더라"면서 "둘러보니 어떤 사람이 아이코스를 피는 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코스의 간접흡연 피해가 적다는 게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도 아닌데 불쾌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위스 베른대 건강관리협회는 아이코스와 일반 담배에 든 유해물질 종류가 비슷하고 발암물질인 아세나프텐은 일반 담배의 3배 가량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일본호흡기학회도 "아이코스 등 신형 궐련형 전자담배도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연기가 적다고 금연 구역에서도 피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좋지 않고, 간접흡연의 위험이 없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8월부터 아이코스 유해물질 관련 검사를 시행 중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수증기를 분석해야하는 방식이라 새로운 시험법 마련에 힘써왔다"면서 "이제 시험법이 거의 준비돼 올 연말까지는 니코틴, 타르 중심으로 아이코스 유해성분 분석이 끝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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