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사고 이후…"비상구나 창가자리 주세요"

머니투데이 신현우 기자 | 2017.12.07 06:10

"밀폐 구조 쾌속선 이용시 불안"…섬 거주자, 추가 교통편 마련 요구 확대

3일 오전 6시12분쯤 인천 영흥도 앞 해상에서 22명이 탄 낚싯배가 전복됐다. 사고 선박 주변에서 해경이 헬기와 배를 이용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해양경찰서
최근 연이어 선박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방이 막혀 탈출이 쉽지 않은 쾌속선 이용자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는 탈출이 비교적 쉬워 보이는 자리를 예약하거나 승선시 비상탈출로 등을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섬 거주자들의 추가 교통편 마련 요구도 커지고 있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낚싯배 등과 연안을 따라 저속 이동하는 일반 여객선은 운항 시 외부 갑판 출입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속도가 빠른 고속 여객선의 경우 밀폐식으로, 운항 시 외부 갑판 출입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사고 발생 시 밀폐식의 경우 탈출 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울릉도, 백령도 등 노선에서 밀폐식 쾌속선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일부 대형 쾌속선의 경우 상부층에만 창이 설치돼 있고, 하부층에는 창이 전혀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탑승객들은 상부층에 위치한 우등석을 이용하거나 문쪽 자리 배정을 요구하기도 한다.

쾌속선을 종종 이용하는 A씨(32)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선박 충돌 사고로, 과거 참사가 떠올랐다. 밀폐된 격실을 빠져 나오지 못해 사망했다는 소식까지 들려 배 이용 시 불안감이 크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돈을 더 주고 유리창이 설치된 우등석을 이용한다. 상부에 위치해 멀미가 더 나지만 마음은 편하다"며 "창 인근으로 자리 배정을 요구하는 사람도 많고, 과거에는 승선 이후 잠을 잤는데 이젠 입항 때까지 눈 뜬 채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사고 발생을 대비한 추가 대책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한 선박 기본설계자는 "배 모양 등에 따라 복원력을 잃은 뒤 침수 상황이 다르다. 옆으로 넓은 모양의 배는 일정 각도 이상 기울면 그 상태로 바다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고, 폭이 좁은 모양의 배는 뒤집힌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고에 대비해야 겠지만 복원력을 잃어 배가 침수될 경우 승객 탈출이 쉽지 않은 밀폐식 배를 고려한 보다 전문적인 안전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섬 주민의 소형공항 등 추가 교통편 마련 요구도 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울릉도와 흑산도 등에 소형공항 건설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공사비 증액 등으로 당초보다 개항이 지연되고 있는 것.

제주도를 제외한 섬에 공항 건립, 50인승 항공기가 운항하는 소형 공항 설치 등이 모두 처음이라고 국토교통부는 설명했다. 울릉·흑산 공항 개항 시 최대 9시간이 소요되던 서울 나들이 시간이 1시간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울릉도·흑산도 주민들이 소형공항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 건설을 추진 중"이라면서도 "공사비 증액 등의 문제로, 당초보다 개항 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울릉공항은 울릉군 사동항 일대에 길이 1200m, 폭 30m짜리 활주로를 갖춘 소규모 공항으로 건립될 예정이다. 당초 2021년 개항될 예정이었으나 공사비 증액 등의 문제로 2022년으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흑산공항의 경우 전남 신안군 흑산면 예리에 울릉공항과 같은 규모의 활주로를 구비한 공항으로 만들어진다. 당초 2020년 개항될 예정이었지만 국립공원위원회 심의 보류 등의 이유로 2021년으로 연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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