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샌프란시스코 연준이 보기엔 "아직!" (2)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 2017.12.07 06:35

[눈에 보이는 경제]

편집자주 | 말로 잘 설명해 줘도 경제는 좀 어렵습니다. 활자로 읽으면 좀 덜하긴 하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읽어보면 되니까요. 그래프로 보여주는 경제는 좀 더 쉬워집니다. 열 말이 필요 없이 경제의 변화 양상이 눈에 확 띕니다.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해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국내 유일의 국제경제 전문 분석매체 '글로벌모니터'의 안근모 편집장이 국내외 핵심 경제이슈를 말랑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드립니다.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전편에 이어서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증시 거품여부 진단을 계속 다뤄보겠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연준의 보고서는 단순히 CAPE만으로 과거와 수평 비교하지는 않았습니다. △실질 균형 이자율 △잠재성장률 △근원 인플레이션 등 세 가지 거시경제 지표를 설명변수(=독립변수)로 삼은 회귀분석 모델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적정 주식 CAPE를 산출하고 미래의 경로를 전망했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1980년 이후 CAPE의 추세가 우상향하는(기업이익 대비 주식의 가격이 비싸지는) 반면, 잠재성장률과 실질 균형 이자율 추정치는 우하향하는 추세를 보여왔음을 보고서는 파악했습니다.

이유는 매우 당연합니다. 현재의 주식 가치는 해당 주식의 미래 현금흐름을 무위험 이자율(균형 이자율)로 할인한 값이기 때문입니다. 실질 할인율이 낮을수록 미래 현금흐름은 덜 할인되어 현재가치로 표현되겠죠.

주식 역시 채권의 이자와 유사한 수익(EPS)을 창출하는 자산입니다. 매년 벌어들이는 이익(EPS)을 이자로 간주한다면 주식을 채권과 경쟁하는 상품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시중 이자율이 장기적으로 계속 떨어지는(채권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추세라면, 그 경쟁 상품인 주식의 가격도 꾸준히 올라간다는 게 위 모델의 기본 개념입니다. (수익형 부동산도 마찬가지이겠죠)


그렇다면 이자율이 상승하면 주식은 위험해질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연준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단기적'으로는 금리와 주식가격이 같이 오르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채권 값이 떨어질 때 주식이 오른 것이죠. 장기적 트렌드와는 정반대 양상입니다. 단기적으로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경기가 좋고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는 시기임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보고서는 "지난 2009년 이후의 CAPE 상승세는 (세 가지) 거시경제 변수들에 의해 대부분 설명이 되며, 따라서 현재 고조돼 있는 밸류에이션은 다소 정당화된다"고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10년 동안은 CAPE가 미약하게나마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서 소개한 3대 거시경제 설명변수의 전망치를 적용해 적정 CAPE를 산출해 본 결과입니다. S&P500의 실질 주가지수가 상승하는 속도가 기업의 실질 이익 증가속도에 비해 더딜 것이란 얘기입니다.

만일 앞으로 미국의 3대 거시경제 변수가 샌프란시스코 연준의 예상대로 전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S&P500의 CAPE가 계속 더 올라간다면, 그때는 정말 '거품'을 걱정해야 한다는 게 이 보고서가 시사하는 바입니다.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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