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수익→고수익으로 재탄생한 헤지펀드…원금대비 3배 수익도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송정훈 기자 | 2017.12.05 04:30

[헤지펀드 전성시대 1-1]숏(공매도)전략 줄이고 대규모 차입…강세장 수익 극대화

한국형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가 박스권 장세뿐만 아니라 상승장에서도 높은 수익을 내며 자산가들의 필수 재테크로 자리 잡았다. 오랜 기간 안정적인 성과를 내온 헤지펀드 운용사에 연기금 등 기관들의 투자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형 헤지펀드는 롱숏(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사고 내릴 것 같은 주식은 공매도) 전략을 쓰며 시황에 관계 없이 절대수익을 올리는 보수적 전략을 추구했지만 최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올 들어 국내 증시가 7년여 만에 박스권을 돌파하자 상당수 운용사가 숏 전략을 대폭 줄이거나 쓰지 않고 적극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여기에 순자산 대비 최대 400%까지 차입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해 강세장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했다.

주식 현물뿐만 아니라 선물·옵션, 메자닌 증권(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등), 공모주(IPO), 유상증자 등 다양한 투자전략으로 성과를 내는 헤지펀드도 등장했다.

지난 1일 기준 트리니티자산운용의 멀티스트레지티 제1호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12.93%에 달했다. 이 펀드는 IT주에 50% 이상 집중투자하는 전략을 펼치다 최근 바이오주 투자비중을 늘려 추가 수익을 더했다.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누적 수익률 181.17%로 투자자들은 원금의 3배에 가까운 이익을 올렸다.

중소형주, 성장주 투자 강자로 알려진 디에스자산운용, 타이거자산운용, 제이앤제이자산운용의 펀드들도 연초 이후 30~50%대 수익률을 거뒀다. 올 상반기 대형주에 이어 하반기에는 소외된 중소형주 등으로 빠르게 투자종목을 확대해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이밖에 메자닌 증권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플랫폼파트너스의 액티브메자닌 1호 펀드는 올 들어 97.62%, 지난해 9월 출시 이후로는 153.64% 수익을 올렸다.

올해 개업한 신생 자산운용사들도 고수익을 올려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헤이스팅스자산운용이 지난 9월 설정한 볼케이노 1호 펀드가 89.90%, 컴페니언 1호 펀드가 47.6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림자산운용이 4월 설정한 WAY I 1호 펀드도 수익률 40.94%로 주목받고 있다. 이 자산운용사는 1500억원의 자금을 운용 중이다.


증권사 고객뿐 아니라 올 들어선 보수적으로 알려진 은행 고객들도 공격적인 성향의 헤지펀드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한 증권사 PB는 "최근 트리니티자산운용 헤지펀드에 은행 고객들이 투자해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단기에 높은 수익률을 올린 헤지펀드에 엄청나게 많은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헤지펀드 수익률이 워낙 좋다 보니 개인 뿐 아니라 기관투자자들의 자금도 몰리고 있다. 다만 기관투자자의 경우 자금 규모는 크지만 보수가 낮아 일부 헤지펀드는 기관 자금을 거부하는 '주객전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2000억원 수준의 기관 자금의 펀드 설정 요청이 들어왔지만 보수가 너무 낮아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실적(트랙레코드)을 만들기 위해 자금을 가릴 형편이 못됐지만 실력있는 운용사들은 요즘 거액 개인 자산가들의 자금을 운용하기에도 벅찬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헤지펀드들의 상황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한 증권사 PB는 "일부 자산운용사의 경우 몇 개 종목에 집중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올렸는데, 장세가 바뀌면서 수익률이 주춤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6~10월 설정된 브로스형제O, 브로스Bridge, 브로스One 펀드 등은 마이너스(-) 10% 수준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토러스대체투자 펀드 1호와 2호 펀드는 올 들어 -79%, 아이앤제이 세이프티 펀드는 -136%를 기록하는 등 큰 손실을 기록중인 헤지펀드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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