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2만5천선까지 간다"…美 감세·규제완화 훈풍…일각선 경고도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권다희 기자 | 2017.12.05 03:10

美 기업 이익 껑충, 투자은행들 앞다퉈 투자역량 확대…자산거품 우려도 나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좀처럼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던 미국 경제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오르고, 실업률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월가는 뉴욕증시의 최고가 기록 행진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는 실제보다는 약하다"면서도 "미국 상·하원을 통과한 감세안, 세계 경기 회복 등으로 미국 경제가 성장할 공간은 충분하다"고 전했다.

◇ 세계 경기 회복·감세 기대감…“美 경제 양호한 수준 유지” 전망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올해 1분기까지 평균 2.1%로 부진했다. 하지만 지난 2분기 3.1%로 올라선 데 이어, 3분기 3.3%로 올랐다. 3분기에는 기업이익도 4.3%(재고평가 및 자본소비 조정치) 증가했다. 실업률은 지난 10월 4.1%로 17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며, 내년에는 3%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미국 경제 성장을 이끄는 동력은 세계 경기 회복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경기 위축이 예상되는 나라는 전체 조사 대상 192개국 중 6개에 불과하다고 예측했다. 역대 최소 규모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이 50% 넘는 곳의 올해 3분기 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늘었다. 그렇지 않은 기업의 6배에 달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최대 국정 과제로 추진해온 감세안(세제개편안)의 상·하원 통과도 미국 경제 성장을 지원할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감세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기업 이익 증가로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이 추가로 0.3%포인트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WSJ은 "세계 경제 성장은 미국에 희소식"이라며 "미국 경제 성장 속도가 빨라지지는 않겠지만,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뉴욕의 JP모건체이스 본사. /AFPBBNews=뉴스1

◇ 美 투자은행, 투자역량 확대…규제 완화 분위기, 수익 극대화 노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경기 회복과 상·하원 세제개편안 통과, 금융규제 등 투자 여건이 좋아지면서 투자은행들은 투자역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오랫동안 움츠렸던 투자 활동을 재개하기 위한 몸짓으로 풀이된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6대 투자은행의 투자자산은 최근 9달 동안 1700억달러(약 184조7900억원) 늘어나, 총 1조7100억달러(약 1858조7700억원)에 달했다. 2012년 이후 최대 규모다.

미국 투자은행은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산을 크게 줄여왔다. 특히 2014년 4월 대형 투자은행의 위험투자를 제한하는 ‘볼커룰’(volcker rule)이 시행되면서 단기적인 자기매매가 엄격히 금지됐다. 은행들이 직접 주식이나 채권, 외환 등에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내는 일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투자은행의 투자자산이 많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는 금융규제 완화 기대감이 꼽힌다. 웰스파고의 마이크 마요 연구원은 FT에 "월가 전체에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면서 "투자은행들의 매출과 이익은 여전히 세계 금융위기 이전에 미치지 못하지만, 사업이 예전으로 돌아갈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명 투자자인 제레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 교수도 “세제개혁안이 앞으로 몇 주 동안 다우지수에 추가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며 ”세금감면으로 기업 순이익이 8% 증가할 수 있고 이는 증시에 호재"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우지수를 몇 주 안에 3% 더 높은 2만5000선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다우지수 추이/자료=구글 파이낸스

◇ "증시, 인플레로 조정 겪을 것"…자산 거품 우려 커져

감세와 규제 완화 등으로 인한 기대감으로 증시가 크게 오르면서 일각에서 '거품' 우려도 나온다. 미 공화당 대선주자이기도 했던 론 폴 전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주식, 채권 등 자산가격 상승에서 보듯,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곳곳에 만연해 있다"고 주장했다.

폴 전 의원은 "(커다란 증시 조정이 있었던) 1920년대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원자재 가격은 오르지 않았지만, 증시만 상승했다"며 "지금의 인플레이션 환경이 닷컴버블이나 주택시장 붕괴 당시와 크게 다를 게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물가지표에 왜곡이 있다"며 "증시에 대규모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물가상승률이 더 오르지 않는 현상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나온 '소수 의견'이지만, 거품 우려엔 다른 전문가들도 일부 동조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어낼러틱스 이코노미스트는 폴 전 의원의 주장에 대해 "인플레이션과 급속한 자산가격 상승 두 가지는 다른 것인만큼 인플레이션에 대한 폴 전 의원의 진단은 틀렸다고 본다"면서도 "고평가된 주식 및 다른 자산시장의 거품 우려에는 동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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