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항의 빗발친 모간스탠리 "삼성전자, 조정 불가피했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7.12.04 16:18

펀드매니저 문제 제기한 네 가지 쟁점에 답변 "이익 탄탄해도 주가 별개일 것"

287만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를 단박에 250만원대로 추락시킨 모간스탠리가 거센 투자자 항의를 받고 "그래도 조정은 필요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월 '반도체 슈퍼사이클' 논쟁을 처음 일으켰던 UBS는 2018년보다는 2019년 업황이 부정적이라고 전망했다.

4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2만5000원(0.98%) 오른 256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11월17일 이후 외국인은 11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했으며 누적 매도 금액은 1조2651억원에 달했다.

◇기관투자자 항의에 몰매 맞은 모간스탠리=김영찬 모간스탠리 한국법인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 뒤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격한 반응이 나왔다"며 "투자자에게 공감하지만 주가 조정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모간스탠리는 펀드매니저들이 문제제기한 네 가지 주요 쟁점에 답했다. 첫째는 4차 산업혁명에 힘입어 발생한 이번 D램 사이클은 과거와 다르다는 것인데 모간스탠리는 D램이 수요 증가 국면에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전체 D램 수요의 87%는 여전히 모바일, PC 등 경기순환적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어 역사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즉 2018년 1분기 이후 D램 사이클이 부정적으로 돌아설 잠재적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매니저들은 "2018년 낸드 가격 하락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고 이익 비중도 크지 않은데 투자의견 하향 근거로 삼은 것은 적절치 않다"고 문제제기했다. 김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낸드 사업부는 D램과 비교해 간과되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 이익의 20%를 차지했으며 이는 모바일 사업부(24%)에 필적하는 수준"이라며 "과거 삼성전자 주가와 상관관계도 매우 높아 이를 무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PER(주가수익비율)이 낮다는 지적에는 "역사적으로 PER은 D램 사이클 고점 측정에 거의 쓰지 않았던 지표"라며 "D램 고점을 판단하는 데는 매출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모간스탠리 퀀트 분석에 따르면 매출 배수는 D램 주기 고점을 측정하는 최고의 지표이며 D램이 10년 고점에 도달한 지금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 이익은 2018년에도 견조할 것이며 우리의 내년 이익 전망치도 시장 컨센서스보다 7% 높다"면서도 "이익은 메모리 사이클에 후행하는 지표에 불과하다"고 마무리했다.


◇UBS "삼성전자 저평가…이익은 2019년에 꺾인다"=올해 2월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꺾으며 '메모리 슈퍼사이클 고점'을 외쳤던 UBS는 2018년보다 2019년이 부정적이라고 전망했다.

니콜라 고두와 UBS 애널리스트는 "2018년 1분기에도 D램 가격은 3~5% 상승하고 2분기에는 그 수준을 유지하며 수급은 타이트할 것"이라며 "낸드 가격은 2018년 1분기에 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D램과 낸드가 이익 방향성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3분기부터 시작될 삼성전자의 D램 설비투자로 2019년 설비투자 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2018년 중 D램 고점이 언제 도래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의 단기 이익 전망은 양호하다고 봤다.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기존보다 소폭 올린 16조6000억원으로, 2018년 전체 영업이익은 66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블룸버그 컨센서스 대비 4% 높다. 하지만 2019년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대비 26% 낮은 48조5000억원으로 추락할 거라고 분석했다.

그는 "2018년 메모리 공급과잉이 시작돼도 주가 335만원은 무난하고 메모리 가격이 탄탄할 경우 380만원도 가능하다"며 "2019년 전망이 보수적이지만 메모리 사이클이 변곡점에 근접하고 있어 특이한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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