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법인세 따져보니…삼성전자 20% > 애플 17%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17.12.04 15:25

LG화학>일본 도레이, 韓 기업 이미 유효법인세율 부담 높아… "한국만 '법인세 인상' 역행"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법인세 인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의 법인세 인상추진에 재계가 동요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우리 주요 기업들이 이미 해외 경쟁기업보다 높은 수준의 법인세 부담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세금 부담이 가중될 경우 글로벌 경쟁력 약화 등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최근 정부의 법인세 인상추진에 대해 '현 상황에서 법인세 인상은 불필요하다'고 단언했다. 미국과 일본이 투자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법인세율 인하를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과 달리, 한국만 홀로 법인세 인상을 고수하고 있어 사실상 '세계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 기업들의 실질적인 법인세 부담이 해외 경쟁기업보다 높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한경연은 "삼성전자, LG화학 등의 유효법인세율이 해외 경쟁기업보다 이미 높은 수준"이라며 "현 법인세율의 세부담도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이 2012년~2016년 5년간 유효법인세율(현금흐름표상의 법인세 납부액을 손익계산서 상의 법인세 차감전이익으로 나눈 수치)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20.1%)는 애플(17.2%), 퀄컴(16.6%), TSMC(9.8%)에 비해 높은 법인세를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세율 대비 유효세율 비율 역시 삼성전자가 83.1%로 가장 높은 반면, 애플(44.2%), 인텔(57.6%), 퀄컴(42.7%) 등 미국기업은 명목세율 대비 실제 부담하는 비중이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LG화학(25.1%)은 업계 1, 2위인 미국 다우케미칼(24.7%)과 독일 바스프(21.5%), 그리고 일본 도레이(22.9%), 대만 포모사(5.2%)보다 높은 법인세율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세율 대비 유효세율 비중 역시 LG화학은 103.7%로, 도레이(76.4%), 다우케미칼(63.5%), 바스프(55.3%), 포모사(30.6%)보다 높았다.


유환익 한경연 정책본부장은 "법인세 인상은 사실상 징벌적 세금부과나 다름없다"며 "미국과 일본에서 왜 법인세를 인하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각국이 법인세 인하를 통해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법인세율 인상은 기업의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도 법인세율 인상 입법논의가 시작됐던 지난해 말 '법인세율 인상의 5가지 문제점과 정책대안'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대한상의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올리면 겉으로 보기에는 대기업이 100% 부담하는 것 같지만 결국엔 소액주주, 근로자, 소비자, 협력사 등의 몫으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 때문에 OECD 34개국 중 24개국이 법인세율을 단일세율로 과세하고 있으며, 3단계 이상의 세율 구조는 우리나라(3단계), 벨기에(4단계), 미국(8단계) 등 3개국에 불과하다는 것.

특히 미국과 벨기에의 경우 과표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적용 세율을 오히려 낮춰 줌으로써 기업의 성장의욕 감퇴를 예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올 들어 4번 국회를 방문해 이같은 경제계 입장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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