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기업 중심으로 대대적 투자 단행= 4일 네이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11월 기업 30여 곳에 지분 투자 및 기업 인수에 7500억원 이상 자금을 투입했다.
기업별로 지난 6월 상호 지분 투자를 단행한 미래에셋대우 투자금이 5001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향후 금융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융합 서비스를 위한 선제적 투자로 해석된다. 당시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상호 지분 투자를 단행, 상대 기업 지분을 각각 7.1%, 1.7% 보유 중이다.
올 들어 네이버가 투자하거나 인수한 기업들은 모두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 전문기업들이다. 지난 6월 인수한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현 네이버랩스 유럽)와 사운드하운드, 이노비즈테크놀로지스 등이 대표적이다. 생활환경지능 플랫폼 구축 차원에서 조기에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다. 네이버는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 인수에 투입한 자금 규모를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1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토크IQ, 님블 Rx와 이스라엘 사이트 비주얼 콘셉션, 대만 앱피어홀딩스 등도 네이버가 올해 투자한 해외 유망 기업들이다.
네이버는 기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D2 스타트업 팩토리'(이하 D2SF)를 통해 국내 AI 관련 기업투자도 본격화하고 있다. 컴패니에이아이, 퓨리오사에이아이, 딥픽셀, 비닷두, 알레시오 등이 D2SF 투자를 받았다. 이 중 컴패니에이아이는 커머스 전문 챗봇(채팅로봇)을 개발한 스타트업으로, D2SF가 발굴·투자에 이어 인수까지 이뤄진 첫 사례다.
이 외에도 YG엔터테인먼트 500억원, 우아한형제들 350억원, 메쉬코리아 341억원 등에 투자하며 이들과 협업 발판을 마련했다.
네이버는 지난 10월 코렐리아캐피탈이 운용하는 'K-펀드 1'에 1억 유로를 추가 출자했다. 코렐리아캐피탈은 펠르랭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 장관이 설립한 유럽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다. 지난해 9월 네이버와 라인은 K-펀드 1에 각각 5000만 유로를 출자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소프트뱅크벤처스, 한국벤처투자 등과 함께 조성한 '에스비넥스트미디어이노베이션펀드'(미디어펀드)에도 500억원을 추가 출자하면서 미디어에서 AI로 투자분야를 넓혔다. 이번 투자로 미디어펀드 규모는 973억원으로 늘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이 펀드를 활용해 미국 AI 기반 음성변조 기술 기업 오벤과 모바일 웹소설 플랫폼 래디시 등에 투자했다.
네이버는 콘텐츠 역량 강화를 위한 펀드 조성에도 적극적이다. YG엔터 지분 투자와 함께 500억원 규모로 'YG 네이버 콘텐츠&라이프스타일 펀드'를 조성한 데 이어, KTB네트워크를 운용사로 하는 300억원 규모 '네이버-KTB 오디오콘텐츠 전문투자조합'(오디오콘텐츠펀드)도 결성했다. 오디오콘텐츠펀드는 휴머니스트출판그룹의 '고전백독: 논어' 프로젝트에 첫 투자를 단행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며 "향후 IT 신기술과 네이버 검색, 콘텐츠, 쇼핑 등 플랫폼이 유기적으로 융합될 경우 지속적인 성장 발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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