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와 1톤 포터…車로 본 양극화의 단면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17.12.04 05:30

1억 넘는 수입차 판매 비율 최고...불황 바로미터 1톤 포터도 30년만에 첫 연간 10만대 돌파 전망

자동차 시장에서 호황과 불황의 전조가 함께 나타나면서 양극화를 드러내고 있다.

1억이 넘는 고가의 수입차 판매가 사상 최대 판매를 갈아치우는 동시에, 불황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1톤 트럭 포터의 판매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기세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민 1t트럭’ 현대자동차 포터가 1987년 출시 이후 첫 연간판매 1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또 1억 이상의 수입차 판매가 연간 2만대를 넘어서며 전체 수입차 중 10%를 넘어 최고점을 높이고 있다.

자영업자가 생계형으로 많이 찾는 ‘포터’의 판매가 늘어나는 것을 두고 불황의 그늘이 짙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에서는 고가 수입법인차의 판매도 늘고 있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 1~11월 ‘포터’는 지난해보다 8.4% 증가한 9만4271대가 판매됐다. 월평균 8570대가 팔리는 것을 감안하면 연 판매 10만대는 순조롭게 넘을 것으로 보인다. 1987년 출시 이후 10만대 판매를 넘어서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포터’와 함께 국내 1t트럭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기아자동차 ‘봉고’도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봉고’의 누적 판매량은 5만7549대로 지난해 대비 11.3% 늘었다. ‘포터’와 ‘봉고’의 올 판매량을 합치면 베스트셀링모델인 ‘그랜저’(12만3000대)보다 많다.

‘포터’와 ‘봉고’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생계형으로 많이 찾는 차량이다. 상대적으로 싼 가격(1494만~2061만원)으로 구매할 수 있고, 배달 및 장사용 차량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푸드트럭에도 이용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1t 트럭 판매량을 ‘불황의 바로미터’로 해석한다. IMF 외환위기가 휩쓸고 지나간 직후인 1999년 포터는 9만3204대가 팔려 직전해보다 판매량이 61.3%나 증가했고, 지난해 3월에는 처음으로 월 판매량이 1만대를 넘기도 했다.

반면 최근 1억원 이상의 고가 수입차 판매량도 늘고 있다. 올해 판매된 수입차 10대 중 1대는 1억원 이상의 고가 차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판매 추세라면 2015년 기록한 연간 최대 판매량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업무용 차량 과세가 강화됐으나 아직 관대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10월 판매된 수입차 중 판매가격이 1억원을 넘는 차량은 총 1만9235대다. 전체 수입차 판매량(19만394대) 중 10.1%에 달하는 수준이다.

2011년 수입차 시장이 연 10만대 이상으로 커진 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한국은 중국, 미국에 이어 3번째로 큰 고급 수입차 시장이다.

판매가격이 1억4550만원부터 시작하는 벤츠 ‘S-클래스’는 한국이 전세계 3위 시장으로 올해에만 5088대가 팔렸다. BMW ‘7시리즈’는 한국이 4위 시장으로 10월까지 2641대가 판매됐다. ‘7시리즈’는 기본 판매가격이 1억3490만원이다.

일부에서는 법인 업무용차량 비용에 대한 관대한 세제혜택이 고가 수입차 판매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6년 2월세법이 개정된 후 판매량이 소폭 감소했으나 아직도 ‘무늬만 회사차’인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운행일지가 없어도 연간 1000만원(구입비는 800만원)까지 비용처리가 가능하다.

실제 수입차 브랜드의 평균 법인판매 비율은 35.2%이지만 ‘S-클래스’의 경우 법인판매 비율이 72.7%이고, ‘7시리즈’는 80.6%이다. 판매가격이 수억원을 호가하는 롤스로이스와 벤틀리는 각각 법인판매 비율이 90.3%, 81.2%에 달한다.

특히 스포츠카인 람보르기니는 총 판매량 22대 중 19대가, 포르쉐의 ‘911 터보’는 46대 중 35대가 법인 판매용이었다. 람보르기니와 포르쉐 ‘911터보’ 모두 업무용으로 보기 힘든 차종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서민층의 포터와 봉고의 판매 증가와 함께 법인용 차량으로 최고급 수입차량 판매가 늘고 있다는 것은 양극화를 대변화는 대표적 모습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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