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텐센트는 지난 3월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 지분 5%를 17억8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지난달 8일에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업체 스냅 지분 10%(약 1억4500만주)를 장 중 매입했다. 앞서 텐센트는 지난 8월 구글의 모바일 기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개발을 이끌었던 앤디 루빈이 만든 신생 스마트폰 개발업체 에센셜 프로덕츠에도 투자했다.
텐센트는 추가 투자도 타진 중이다. 스웨덴에서 시작된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기업 스포티파이와 최근 지분 교환 협상을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일 "텐센트 계열사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와 스포티파이가 최대 10% 지분 교환에 대해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양사 모두 내년 상장을 계획 중이며, 텐센트가 지분 가치 부족 부분에 대해 현금으로 보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시아 최초로 시가총액 5000억달러(약 543조원)를 돌파한 텐센트가 최근 투자를 진행한 기업들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구글 등과 경쟁 관계에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페이스북과 텐센트의 메신저 서비스를 둘러싼 경쟁이다. 스냅은 최근 성장세가 주춤해졌지만 SNS시장에서 거의 적이 없는 페이스북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힌다. 페이스북과 텐센트는 앞서 2014년 왓츠앱 인수를 둘러싸고도 경쟁을 벌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당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최고경영자)는 텐센트의 포니 마 회장이 등 수술을 받는 사이 재빨리 끼어들어 왓츠앱을 낚아챘다. 페이스북은 텐센트가 제시한 금액의 두 배가 넘는 190억달러를 지급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차와 원격 진료 등에서 구글과 경쟁하고 있다. 테슬라가 주력하고 있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바로 구글이 2009년 진행한 '문샷(Moonshot)'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문샷은 달에 닿는 것처럼 혁신적인 생각이라는 뜻이다.
애플도 중국에서 메신저 기능 강화를 노리지만, 시장을 장악한 텐센트의 위챗에 밀려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팀 쿡 애플 CEO는 "텐센트는 최대, 최고의 개발자 중 하나"라면서 "앞으로 텐센트와 더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CNBC는 "올해가 마무리돼 가는 시점에 텐센트가 미국 IT 기업에 대한 은밀한 위협(silent threat)이라는 게 더 분명해졌다"면서 "실리콘밸리의 중간급 기업 뒤에 숨어서 매복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텐센트는 올해 잘 드러나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IT 업계에서 매우 중요한 투자를 대거 진행했다"며 "중국의 억만장자 텐센트의 마화텅(영문명 포니 마) 회장은 알리바바그룹의 마윈이나 일본의 거물 손 마사요시와는 다르게 자신의 전략을 뽐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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