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과 MG손보는 9월말 기준 RBC 비율이 각각 116.2%, 115.6%로 업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건전성을 측정하는 핵심지표다. RBC 비율이 100%라면 보험금을 100% 지급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9월말 기준 RBC 비율이 150% 미만인 곳은 현대라이프생명(148%)를 포함해 3개사 뿐이다.
금융당국은 RBC 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지면 보험금 지급여력에 문제가 생겼다고 보고 경영실태평가 등을 실시한 후 적기시정조치에 나선다. RBC비율이 100% 미만이면 경영개선 권고, 50% 미만이면 경영개선 요구, 0% 미만이면 경영개선 명령 등을 적용해 경영정상화 계획을 제출받고 이행 상황을 점검하게 된다.
KDB생명과 MG손보는 외부 자본조달이 여의치 않아 각각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새마을금고중앙회에 증자를 요청했다. KDB생명의 경우 산은이 한 차례 증자안에 대한 보완을 요구한 끝에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산은 관계자는 "KDB생명이 제출한 증자안을 검토 중으로 증자에 대한 이사회 시기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다만 가급적 연내 절차를 완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MG손보는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의 자본 여력도 악화된 상황이라 연내 증자 여부도 불투명하다. 최근 금리인상으로 4분기에는 보험사의 RBC 비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MG손보의 경우 자칫 RBC 비율이 100% 이하로 낮아질 우려도 크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3분기에는 대부분 RBC 비율이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금리인상이 단행된 4분기에는 큰 폭의 추가하락이 확실시 된다"며 "RBC 비율이 100% 미만으로 나타나면 금융감독원이 해당 보험사에 즉시 현장조사를 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두 회사 모두 대주주 증자에 성공하더라도 2021년 IFRS17 시행을 앞두고 자본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라 어려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근 금리인상 호재로 대부분의 보험사는 예상보다 적은 자본부담으로 IFRS17을 준비할 수 있게 됐지만 일부 자본 압박에 시달리는 회사는 현행 RBC 체제 하에서 2021년까지 버티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매각도 어려운 상황이라 일각에서는 청산가치를 고려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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