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연말까지 국내주식 못산다…계획보다 10조 초과해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전병윤 기자 | 2017.12.04 04:20

전문가 "12월 한 달간 대규모 매도 가능성 낮지만 추가 매수 여력도 없어"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 주식투자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평가이익이 불어난 결과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가 상승으로 전체 기금 자산 중 국내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당초 운용계획 목표치를 크게 웃돌아 보유한 주식을 매도해야 할 가능성마저 높아졌다.

3일 국민연금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자산은 총 612조4457억원으로 이 중 국내 주식 비중은 20.9%인 127조2146억원(시가 기준)으로 집계됐다. 2개월 전인 7월 말 기준 국내 주식 비중(21.0%) 대비 0.1%포인트 줄었지만 오히려 보유금액은 126조2178억원에서 9968억원 증가했다.

해외 주식 비중이 같은 기간 16.6%(99조7534억원)에서 17.7%(107조7656억원)로 크게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주식 비중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계획상 올해 국내 주식 비중을 전체의 19.2%(116조3120억원)로 잡아 이미 주식 보유 금액이 10조9026억원 초과했다. 9월 말 기준 전체 기금자산 대비 목표 비중(19.2%)으로 역산하더라도 당초 계획했던 국내 주식 보유액은 117조5896억원이어야 한다. 이미 9조6250억원을 더 보유한 셈이다.

다만 기금운용계획상 연말 자산배분 비중을 ±2%포인트(9월 말 국내 주식 비중 17.2~21.2%) 범위 안에서 오차를 허용하고 있다. 그래도 9월 말 기준으로 0.3%포인트 여유밖에 남지 않았다.

게다가 코스피 지수가 9월 말(2394.47) 이후 이달 1일 기준(2475.41) 3.38% 추가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의 오차 허용범위를 훌쩍 넘어섰을 가능성이 높다. 주식 평가 이익이 코스피 지수 상승분만큼 올랐다고 단순 계산하면 현재 국내 주식 보유액은 131조5145억원으로 추산된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계획에 따라 국내 주식 비중을 맞추기 위해 국내 주식을 축소하기 보다는 다른 자산 비중을 확대하면서 자연스럽게 국내 주식 비중을 낮추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채권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평가손실을 피하기 위해 보유 비중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국내 채권 보유금액은 7월말 287조6078억원에서 9월말 285조7197억원으로 감소, 비중도 47.9%에서 46.8%로 줄었다.


국내 채권과 국내 주식 다음으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해외주식도 9월 말 기준 비중(17.7%)이 기금운용 계획(15.4%)을 이미 2.3%포인트 넘어섰다. 이밖에 해외채권(4%), 국내 대체(3.6%), 해외 대체(6.9%) 가운데 기금운용 계획 대비 늘릴 수 있는 자산은 국내 대체투자 부문으로 1.6%포인트 정도 여력이 남아있을 뿐이다.

즉 국내 채권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자산도 이미 기금운용 계획상 투자 비중이 한도까지 차있어 계획을 맞추려면 국내 주식을 매도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따라서 연말까지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의 구원투수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통상 연기금은 코스피 하락 시 매수에 나서면서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해왔다.

최근 외국인 매도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미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은 매물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22일부터 1조8000억원 가까이 주식을 내다팔아 코스피 지수가 250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같은 기간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이 1조원 규모를 매수하는데 그쳤다.

아울러 지난 5월 국민연금은 '2018~2022년 중기 자산 배분안'에서 내년 국내 주식 비중은 18.7%, 122조6000억원으로 잡았다. 현재 지수 수준대로라면 내년에도 주식을 더 줄여야 한다. 오차범위 +2%를 감안한 보유 금액은 135조7299억원으로 최대 추가 매수 여력은 4조2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자산배분 비중을 맞추기 위해 한 달 동안 대규모 매도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국내 증시가 다시 상승랠리를 이어간다면 국민연금이 오히려 매도 주체가 될 수 있다"며 "이때는 속도 조절을 통해 주식시장 과열을 막아줄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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