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숨, 감정, 지역 등 손에 잡히거나 수치로 계량화되진 않지만 우리의 몸과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 요소다. 이를 예술로 시각화하면 어떤 모습일까.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에서 재미 한국작가인 마이클 주(Michael Joo)의 개인전 '싱글 브레스 트랜스퍼'(Single Breath Transfer)가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10여 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마이클 주의 대규모 개인전이다. 작가가 지난 2년간 뉴욕, 독도, DMZ(한반도 비무장 지대) 등의 지역에서 연구하고 작업한 회화, 조각, 설치 등 30여 점의 신작으로 구성됐다.
전시는 크게 네 공간으로 구분된다. 전시 제목이기도 한 '싱글 브레스 트랜스퍼'(2017) 연작은 작가의 숨을 12점의 유리 조각으로 만든 것이다. 작가의 날숨을 종이 또는 비닐 봉투에 가둬 유리로 캐스팅(주물)해 제작한 작품이다. 작가의 폐에서 나온 숨이지만 어떤 것은 원자운(핵폭발 직후 생기는 거대한 버섯 모양의 구름)을 닮았고 또 다른 것은 암석층 모양으로 굳어졌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전이, 순환이라는 개념을 나타내고 싶었다"며 "숨을 불어넣은 봉투가 유리 주물 작업을 통해 작품으로 재탄생하고, 종이와 비닐이 유리로 변하는 매체의 변화하는 과정이 그렇다"고 설명했다.
34 x 26 x 24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