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가장 활발한 생명체이지만 '남'과의 관계 속에서 '나'를 잃어버리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질투와 분노 등의 감정은 좌절로 이어져 나의 성장을 후퇴시킬 때도 있다. 이럴 때, 나무처럼 한 자리에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있다면 흔들리지 않고 위로만 뻗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의 저자인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한양대 교수는 '나무 찬양론자'다. 그는 사람이 본래의 힘, 즉 '나력'(裸力)으로 치열하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나무로부터 삶의 지혜를 찾는다. 이 책은 생태학과 인문학을 접목한 인생 지침서인 셈이다.
'세상에서 가장 느리게 자라지만 가장 높이 자라는 나무, 그러면서도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자신에게 맡겨진 삶의 의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나무는, 나무라지 않고 맨몸으로 그 자리에서 언제나 살아간다. 나무는 그래서 나무(裸務)다.'(14쪽)
저자는 자기다운 삶을 살기 위해 나무의 5가지 '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다음을 위한 '멈춤', 세상을 끌어안는 '낮춤', 자세와 자질의 '갖춤', 상대의 아픔에 귀 기울이는 '맞춤', 그리고 마침내 세상과 혼연일체가 되는 '막춤'이다.
저자는 1부에서 삶의 근본을 담은 나무의 아홉 가지 특성을 설명한다. 2부에서는 나무를 구성하는 뿌리, 씨앗, 옹이, 나이테 등을 통해 나무가 살아가는 원리를 이해하고 존재 이유를 공부한다. 3부에서는 주목나무, 맹그로브 나무, 자귀나무 등 12가지 나무를 통해 각기 다른 인생 교훈을 알아본다.
◇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유영만 지음. 나무생각 펴냄. 288쪽 /2만3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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