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 챙겨야할 야당, 진짜로 원하는 것은?

머니투데이 구경민, 이건희 기자 | 2017.11.30 06:05

[the300][429조 예산, '협상'에 달렸다]③자유한국당 꺼내든 '특검법' …'캐스팅보트' 국민의당, 호남 SOC 예산 확보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예산안 관련 긴급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 의장,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2017.11.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해도 '패키지딜'이 통할까. 매년 여야는 예산안 협상을 법정시한(12월2일)까지 이어갔다. 시한을 목전에 두고 핵심 예산과 쟁점법안의 ‘패키지딜’로 고비를 넘겼다. 때론 예산과 상관없는 법안들도 한묶음으로 통과됐다. 여당은 ‘법정 시한내 처리’의 명분을, 야당은 ‘실리’를 지키는 게 기본이다.

법정 처리 시한을 이틀 앞두고 여당이 공무원 증원과 일자리 관련 예산 등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핵심 예산을 지키는 대신 야당이 요구하는 쟁점 법안들을 양보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여당은 물론 청와대까지 국민의당을 상대로 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여소야대 속 예산안 통과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의 영향력이 커져서다. 여기에 바른정당이 국민의당과 정책연대협의체를 만들어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당은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지원금에 대한 조정을 요구한다. 정치권에선 국민의당이 호남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삭감에 크게 반발하고 있어 다른 항목에서 일부 감액된 예산을 호남 SOC 예산에 투입해 보전해줄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국민의당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 홀대론'까지 내세우고 있다.

국민의당에 따르면 광주시의 경우 4300억원의 예산을 신청했으나 590억원대만 반영됐다. 국민의당은 호남고속철 2단계 사업은 95%, 광주-완도간 고속도로 건설 사업은 85%가 깎였다고 주장한다. 급기야 29일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과 호남선KTX의 무안공항 경유에 합의해 이에 대한 예산을 내년에 편성키로 전격 결정했다. 향후 예산안 심사의 흐름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국민의당이 줄곧 주장해온 선거구제 개편 관련 여당의 ‘약속’도 국민의당이 바라는 카드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정부 예산을 '포퓰리즘 예산'이라고 규정하고 '철밥통' 공무원을 위한 예산이나 최저임금 인상분 보전 등의 예산에 반대한다. 한국당은 박근혜정부 시절부터 입법을 추진했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특별법(규제프리존법)도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 두 법안 모두 박근혜정부 집권 이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온 핵심 법안이다. 한국당은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자리 창출은 문재인정부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정책이다. 때문에 한국당은 문재인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창출에 맞서 민간부분 일자리창출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이런 기조 속 최근 한국당은 검찰·국정원 등 권력기관의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하자는 내용의 특검법안을 제출했다. 특검법과 예산안을 연계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빅딜까지는 아니어도 예산안 처리를 위해 여당을 압박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한국당도 SOC 예산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SOC 예산 축소는 결국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는 논리에서다. 또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울산)에 지역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한국당 역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들 지역의 SOC 예산 확보가 불가피하다. 한국당 인사는 “이번 예산심의에서 SOC예산 증액이 불가피하다”며 “여당이 SOC 예산 증액에 반대하고 있는 듯 해도 여야가 본회의 통과까지 물밑거래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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