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우 前수석 "조윤선 측에서 거짓말 유도"…위증 인정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 2017.11.28 19:09

[theL] 박준우 전 수석 "조윤선 전 장관에게 '블랙리스트 업무 챙겨야 한다' 설명했다"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 사진=뉴스1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앞서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근무한 박준우 전 수석이 "조 전 장관에게 문화계 지원배제명단(블랙리스트) 업무를 인수인계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진술을 2심에서 뒤집었다. 박 전 수석의 기존 진술은 조 전 장관이 무죄 판단을 받은 근거 중 하나였다.

박 전 수석은 28일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 심리로 열린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 전 장관 등의 블랙리스트 사건 항소심에서 2014년 조 전 장관에게 업무를 인수인계하던 당시 블랙리스트 업무를 담당했던 정부 보조금 배제 TF에 대해서도 알려줬다고 진술했다.

박 전 수석은 "당시 조 전 장관에게 '정무수석실이 TF를 주관했고 최종 보고까지 됐지만 계속 챙겨야 한다.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관심 있는 일이니 챙겨야 한다'고 설명한 것이냐"는 특검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전경련을 통한 보수단체 지원도 정무수석실이 챙겨야 하며, 자세한 것은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과 상의하면 된다고 전달했냐"는 질문에도 "맞다"고 인정했다.

박 전 수석은 지난 특검 수사에서 블랙리스트 업무에 대해 설명하자 조 전 장관의 표정이 어두워졌고, '이런 것도 다 해야 하느냐'고 질문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박 전 수석은 블랙리스트 사건 1심 법정에 나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을 바꿨다.


특검 수사 때부터 계속 진술을 번복한 이유를 추궁하자 박 전 수석은 "조 전 장관이 저에게 그런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조 전 장관 면전에서 인간적 도리로서 내 주장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조 전 장관에게 불리한 얘기를 했다고 손가락질해 마음이 불편하고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왕 증인으로 가는 거 조 전 장관에게 유리하게 말해주려고 했다"며 "지금 생각하니 오만했고 어리석었다. 위증 문제를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아울러 이날 법정에선 박 전 수석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조 전 수석 측이 신문과정에서 거짓말을 유도해 따라가다 보니 거짓말이 더 커졌다"고 진술한 사실도 공개됐다.

이날 박 전 수석의 증언은 조 전 장관의 재판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업무를 인수인계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 박 전 수석의 기존 진술과 조 전 장관으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증언한 신 전 비서관, 정관주 전 국민소통비서관 등의 진술을 근거로 블랙리스트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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