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5% 급락…또 반도체 사이클 논쟁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오정은 기자 | 2017.11.27 16:57

"낸드플래시 가격하락 시작" 분석에 주가 출렁…관건은 D램, 내년에도 연간 공급부족에 무게

글로벌 투자은행 모간스탠리가 27일 낸드플래시 가격하락 전망을 내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 고점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주식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날 삼성전자 주가가 5% 넘게 하락, 불붙은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모간스탠리 전망의 골자는 메모리반도체 초호황을 이끄는 쌍두마차 가운데 낸드플래시 가격이 꼭대기를 지났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플래시(128Gb 16Gx8 MLC) 평균고정거래가격은 지난 9월 5.60달러로 지난해 4월 이후 17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뒤 지난달 5.60달러를 유지했다.

모간스탠리는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김영찬 모간스탠리 센터장은 "낸드플래시 가격하락은 이미 시작됐고 하락 속도는 시장 기대보다 더 빠를 것"이라고 밝혔다.

IHS마킷도 내년 1, 2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의 공급초과를 예상한 보고서로 이런 전망에 힘을 보탰다. IHS마킷은 내년 하반기 낸드플래시 시장 상황이 다시 공급부족으로 돌아서겠지만 연간 기준으로 공급(2441억GB)이 수요(2424억GB)를 넘어설 것으로 봤다. 낸드플래시 가격강세를 이끌어온 공급부족 현상이 확연하게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5.08% 하락한 263만2000원에 마감했다. 하루만에 시가총액 18조2000억원이 날아갔다. 하락폭이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을 발표한 지난해 10월11일 8.02% 급락(168만원→154만5000원)한 이후 가장 크다. 주식시장의 첫 반응은 반도체 호황 고점론에 상당히 동조한 셈이다.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소 차이가 있다. 최근 낸드플래시 가격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대세하락으로의 전환인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일단 시점의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D램이든 낸드플래시든 4분기를 정점으로 1분기는 비수기"라며 "1분기는 가격 오름세가 둔화되는 구간이기 때문에 반도체 경기 하락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낸드플래시 시장만 놓고 볼 때 기술력 차이 때문에 실제 공급증가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반적인 낸드플래시업체의 생산능력은 커졌지만 첨단기술을 다투는 V낸드 분야에서 업체별 기술력 차이가 커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낸드플래시 시장보다 규모가 큰 D램의 경우 공급부족 현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IHS마킷은 D램 시장이 내년 1, 2분기 공급초과를 보이다가 하반기 수요 증가에 힘입어 연간 기준으로 공급부족 상태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기업의 데이터서버 수요 증가를 바탕으로 서버용 D램 중심의 반도체시장 호황이 좀더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D램익스체인지는 글로벌 서버용 D램 매출이 올 3분기 25.2% 성장한 데 이어 4분기에도 최대 10%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글로벌 서버용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분기 점유율 45.9%, SK하이닉스는 32.3%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매출 구조상 낸드플래시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더라도 D램 강세가 유지된다면 시장 수혜를 좀더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매출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비중은 6대 4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8대 2까지 벌어진다.

메모리반도체 가격변화와 별개로 시장 규모가 내년까지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따져볼 부분이다. IHS마킷은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가 각각 올해 695억달러, 534억달러에서 내년 740억달러, 577억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여전히 유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시황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내년엔 다소 성장세가 수그러들 것"이라면서도 "스마트폰·PC(개인용컴퓨터)게임·기업용 서버·AI(인공지능)·IoT(사물인터넷) 메모리 등 수요증가와 시장을 과점한 반도체업체의 공급조절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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