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은행권, '브렉시트 우려'로 英 자산 450조원 줄여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7.11.25 18:06

EU 은행들 법적인 불확실성 우려해 英 관련 파생상품 등 축소

런던 내 금융중심 지역인 '씨티오브런던' 전경/사진=블룸버그

유럽연합(EU) 회원국 은행들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 후 1년 새 영국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3500억유로(약451조5000억원)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과 EU가 시한 내 합의를 이루지 못해 불거질 수 있는 법적인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EU가 24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7개 EU 회원국 은행이 보유한 영국 관련 자산은 영국에서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열린 지난해 6월말 1조9400억유로에서 올해 6월말 1조5900억유로로 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은행의 부채(주로 대출) 역시 1조6700억달러에서 1조3400억달러로 줄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이 "영국과 EU가 시한 내 브렉시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초래될 수 있는 금융계약 관련 불확실성 등 잠재적 손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브렉시트 협상 시한 2019년 3월까지 이같은 추세가 더 뚜렷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EU 금융감독기구인 유럽은행감독청(EBA)도 브렉시트 위험이 영국 뿐아니라 유럽 은행시스템 전반에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EBA가 역내 은행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은행의 3분의 1은 영국과 EU의 합의 불발로 파생상품 및 기타 금융계약, 데이터 보호 등에 대한 법적인 불확실성이 초래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실제로 1년간 가장 많이 줄어든 자산은 파생상품으로, 이 기간 35%가 줄었다. EU 은행업 허가를 보유한 은행들은 브렉시트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인 분쟁 등 문제가 될 소지를 줄이기 위해 유럽 파생상품 사업을 영국 법인 밖으로 상당 부분 이전했다.

마크 에반스 KPMG 파트너는 "EU27개국과 영국 사이에 파생상품 익스포저가 1년새 35% 줄었다는 건 상당한 수준"이라며 "2019년 3월을 앞두고 위험 관리 전략이 다소 조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BA는 "브렉시트 위험이 단기적으로 국경간 금융거래의 연속성을 저해시킬 수 있고 금융서비스 제공자들간 서비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은행들이 이 같은 우려를 다루기 위해 비상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영국과 EU는 브렉시트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몇가지 쟁점들에 대한 첨예한 의견 대립으로 인해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가장 큰 쟁점인 EU 재정기여금 문제를 비롯해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 북아일랜드 간 국경문제, 브렉시트 후 영국에 남게 될 EU 회원국 국민 권리 등이 쟁점 대상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4일에도 브뤼셀에서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비롯해 EU 회원국 정상들과 회동하며 브렉시트 협상의 돌파구를 찾으려 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영국이 EU와 합의 하지 못한 상태에서 EU를 이탈하면 상당한 불확실성이 야기될 수 있다. 영국의 EU 탈퇴 시한은 오는 2019년 3월 30일이 EU는 협상 타결 뒤 유럽의회와 회원국 비준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내년 10월까지 브렉시트 협상을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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