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0년 만에 800'… 과열이다 vs 더 간다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김주현 기자 | 2017.11.24 17:43

증권 전문가들 "제약·바이오는 과열… 코스닥 시장은 내년에도 상승할 것"

코스닥 지수가 24일 10년 만에 장중 800선을 터치하면서 투자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그동안 시장을 끌고 온 제약·바이오 업종 주가조정으로 투자심리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외국인의 차익매물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이 다소 과열된 것은 사실지만 일부 업종을 제외하곤 상승추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가총액의 35~40%를 차지하는 제약 바이오가 급등한 것을 제외하면 아직도 코스닥 지수는 600선에 머무르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코스닥이 10년간 제자리 걸음을 하는 동안 해외 증시는 껑충 뒤어올라 간극이 지나치게 벌어졌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코스닥이 단기 과열된 양상이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코스닥,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장중 800선 터치= 코스닥 지수는 이날 장중 803.74를 기록하는 강세를 보였지만 고점에서 매물이 집중되며 4.05포인트(0.51%) 하락한 792.75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장중 800선을 넘은 것은 2007년 11월 이후 처음인데, 10년 만에 도달한 고점에 대한 흥분 못지 않게 조정국면 진입에 대한 걱정이 큰 것도 사실이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종 강세가 2000년 IT 버블(거품)을 연상할 정도로 컸다는 점도 심리를 흔든다.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를 제외하면 코스닥 시장의 선순환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지수는 2007년 11월7일 2748.76에서 6867.36(22일, 현지시간)으로 2.5배나 올랐다. 이 기간 코스닥은 제자리에 머물렀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신라젠·바이로메드·메디톡스·코미팜 등 제약 바이오 업체를 제외하면 코스닥 지수는 800선보다 175.63포인트 낮은 624.37(23일 기준)에 불과하다는 것이 한국거래소의 분석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코스닥지수가 2800선을 넘은 적이 있는데, 최근 코스닥은 상승 폭이 크지 않아 버블로 보기 어렵다"며 "올 연말 지수는 750~800으로 보고 있고, 내년에는 최대 900선(저점 700)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일부 업종, 종목에 거품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주식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코스피에서 코스닥 중소형주로 순환매가 도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증권업계 경력만 각각 30년에 달한다. 2000년대 IT버블 뿐 아니라 증시의 큰 순환 사이클을 여러 번 지켜봤고 시장에서 유명한 보수론자들이다. 그런 이들도 코스닥을 과열이라고 보지 않는다.

◇제약·바이오 빼면 상승 폭 크지 않아…코스닥 내년도 강세 전망= 신라젠, 셀트리온 등 최근 급등한 제약·바이오 기업을 제외하면 코스닥 상승 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의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34.2% 증가해 코스피 증가율 13.2%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라며 "내년 코스닥 고점을 850선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코스닥 랠리는 이익 모멘텀, 수급개선, 정부 중소벤처 지원책에 대한 기대가 작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네 번의 랠리에서 코스닥 평균 상승기간은 58주, 상승률은 77.8%를 기록했다"며 "이번 랠리가 다섯 번째인데, 과거 경험상 저점에서 최소 40%는 상승했기 때문에 내년에 850선까지는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기상승은 부담, 밸류에이션 뒷받침 돼야= 하지만 냉정한 시각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코스닥 상장기업 이익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면서도 "코스닥 시가총액이 280조원으로 급증,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거품은 아니지만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과열국면에 진입한 것은 사실"이라며 "단기 상승에 따른 숨 고르기 구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장은 "코스닥 시가총액에서 헬스케어가 35~40%, IT가 30%로 이들 흐름에 지수가 좌우된다"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코스닥 지수보다는 5G통신 등 차기 주도주 부상 여부에 관심을 갖는 것이 장세판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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