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변호사 유족 "자살로 종결 안돼" 타살의혹 제기

뉴스1 제공  | 2017.11.24 13:30

변호인단 "의혹 해소 안되면 고소…진상조사 요구"
유가족 "짜인 대본 같은 죽음…진실 밝혀달라"

=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변회의실에서 열린 故 정치호 변호사 사망사건 진상조사 요구 기자회견에서 김용민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2017.11.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수사를 방해한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정원 소속 정치호 변호사의 사망에 대해 유가족 측이 자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故 정치호 변호사 유족협의회 변호인단은 24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사건을 단순히 자살로 단정하고 종결할 것이 아니라 철저한 조사를 통해 자살인지 타살인지 분명하게 밝혀줄 것을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2013년 국정원의 검찰 수사 방해 의혹 수사와 관련해 지난달 23일 검찰에서 참고인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2차 조사를 앞둔 지난달 30일 춘천소양강댐 주차장에서 그랜저 승용차에 번개탄을 피운 흔적과 함께 시신으로 발견됐다.

변호인단은 정 변호사의 평소 주량이 소주 1병이었지만 당시 차 안에서 소주 3병이 발견됐고, 그중 1병은 차량의 기어 위에 뚜껑이 열린 채로 술이 가득 담겨있는 점을 들어 번개탄 연기를 마시면서도 전혀 몸부림을 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또 정씨는 총 3대의 휴대폰을 사용해왔으나 차량에서는 1개의 휴대폰만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차량 트렁크에 서류기록을 담는 보자기 3개 중 2개의 보자기를 누군가 가위로 자른 흔적이 있었다는 점을 들어 정씨가 검찰에 댓글수사방해 관련 자료를 가져가려 했는데 사망현장에서 사라진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정씨의 부검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보이지만 칼륨농도가 15mEq/l로, 5.5mEq/l 이상인 고칼륨혈증의 칼륨 농도를 훨씬 웃돌아 단순히 혼자서 번개탄을 피워 사망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또 정씨의 손에서 번개탄의 흔적이 남지 않아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정씨가 숨진 채 차량에서 발견되기 하루 전인 10월29일 강릉 주문진읍 신리천교에 차를 세워두고 다리 아래 바다로 투신했으나 해양기동대가 출동해 구출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수심이 깊지 않은 점, 평소 지나다니는 행인이 많은 점을 들어 의문을 표했다.

변호인단은 "이 사건에 대한 타살 가능성에 합리적 의심이 충족된다면 살인죄, 위계에 의한 촉탁살인, 자살교사, 자살방조 등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다"라며 "국정원 역시 정씨의 사망원인에 대해 철저한 진상요구와 중요 사건마다 국정원 직원들의 번개탄 자살시도를 반복하는 것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고인의 친형은 "어느날 갑자기 동생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검찰 조사 이후 동생의 일주일 행적을 천천히 다시 돌아보니 마치 짜인 대본, 각본처럼 죽는 시늉을 했고 누군가 와서 죽였는지 의심이 커져갔다"며 "동생이 번개탄을 피우고 억울하게 죽지 않았다는 것을 꼭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유가족은 정씨의 죽음에 대한 의문점이 많다며 시신 인수와 장례절차를 거부하고 있다. 현재 정씨의 시신은 강원대학교 영안실에 안치돼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욕하고 때리고, 다른 여자까지…" 프로야구 선수 폭로글 또 터졌다
  3. 3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
  4. 4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오늘부터 자녀장려금 신청
  5. 5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