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올해도 불수능…국·수·탐 정시 당락 가를 듯(종합2보)

뉴스1 제공  | 2017.11.23 21:40

지난해만큼 어려워…문과 '국어·수학' 이과 '수학·과탐' 관건
영역별 반영비율 고려해야…반영방법 바뀐 영어도 확인

(세종=뉴스1) 김재현 기자 =
경북 포항지역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여자고등학교에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밝은 표정으로 수험장을 나오고 있다. 2017.11.23/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23일 치러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전년도 수능, 올해 모의평가만큼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올해 수능 난이도를 예측할 수 있는 6·9월 모의평가 결과가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라는 평가를 받았던 만큼 변별력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향후 대입 정시에서는 상당한 변별력을 갖추고 대학의 영역별 반영비율도 높아진 국어·수학·탐구영역 성적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어, 독서영역 특히 까다롭고 신유형도 출제

이번 수능 국어는 전년도 수능이나 지난 9월 모의평가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일선교사들과 입시기관들은 분석했다. 일부 입시업체는 지난해 수능보다 더 어려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해 수능 때 만점자 비율은 0.23%에 불과했다. 9월 모의평가 때도 0.30%에 머물렀다. 대개 난이도는 만점자 비율이 1%가 되지 않으면 어려웠다고 평가한다.

지문의 정보량이 많고 생소한 소재를 다루는 독서영역이 특히 까다로웠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수험생들의 체감난도를 높인 고난도 문항으로 모두 독서영역의 30번(경제지문), 41·42번(기술지문)을 꼽았다.

김용진 서울동대부여고 국어교사는 "지난해 수능에서는 독서영역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수험생들이 당황했었다"며 "이번에도 독서영역이 상당한 변별력을 갖추면서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이번 수능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독서영역 지문의 길이가 길었고 수험생 대부분이 까다로워하는 경제·기술분야가 등장해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유형도 다수 등장해 수험생들이 당황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화법·작문영역의 4~7번, 문법영역의 15번, 독서영역의 42번 등이다.

조영혜 서울과학고 국어교사는 "이 가운데 15번은 사전의 개정내용을 토대로 문법 변화과정을 묻는 문제는 학생들이 처음 접하는 것이어서 상당히 당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학, 고난도 문항 골머리…상당한 변별력 갖춰

수학영역 역시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일선교사들과 입시업체들은 분석했다. 수학 가·나형 모두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해 변별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지난해 수능에서 자연계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가형의 만점자 비율은 0.07%로 상당히 낮았다. 인문계 학생이 치르는 수학 나형도 0.15%에 불과했다.

상위권을 변별하는 고난이도 문항들의 답이 딱 떨어지는 게 아니라 그래프의 모양 등 형태를 추론하는 것이어서 수험생들이 다소 껄끄럽게 느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러 수학적 개념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문항도 수험생들이 어렵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난도 문항으로는 4문항이 지목됐다. 대개 수학은 객관식 마지막 문제인 20, 21번과 주관식 마지막 문항인 29, 30번 등이 어려운 문항으로 꼽혔다.

손태진 서울풍문고 수학교사는 "수학 가형에서는 21, 29, 30번 문항이 고난도 문항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가운데 21, 30번은 신유형 문제이기도 해 상위권을 변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고난도 문항으로 분류되는 21번, 30번은 함수 그래프의 개형을 추론하는 문항으로 그동안 그래프 그리기를 게을리하거나 함수 그래프의 성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학생들은 다소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만기 경기 판곡고 수학교사는 "수학 나형에서는 20, 21, 29, 30번 문항이 상위권 변별 문제"라며 "특히 20, 29번 문항은 사고력이 필요로 한 추론 문제이며 30번 문항은 그래프의 정적분, 수열의 일반항, 수열의 개념 등 3가지 개념이 복합적으로 반영돼 있어 이 3가지 개념을 이해하지 않으면 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영어 절대평가라도 어려워…지난해 수능과 비슷

이번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바뀐 영어영역도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상대평가 체제였던 지난해 수능에서 영어는 최근 3년간(2015~2017학년도) 가장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학생들이 다소 어렵게 느끼는 빈칸추론 문항, 독해 지문이 EBS 교재·강의와 연계되지 않으면서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게 일선교사들의 설명이다.

이종한 서울 양정고 영어교사는 "이번 수능에서는 대부분의 수험생이 어렵게 느끼는 빈칸추론 4개 문항이 출제됐는데 이 가운데 3문항이 EBS 비연계였다"며 "빈칸추론이라는 점, EBS 비연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변별력을 확보한 문항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성호 인천 숭덕여고 영어교사도 "이번 수능 영어의 EBS 연계율은 71.1%였지만 그 외 비연계(28.9%)에서 독해가 어려운 지문이 일부 등장해 까다로웠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총평을 맡은 김창묵 서울경신고 교사는 "이번 수능부터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됐지만 평가도구로서의 기능은 충분히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며 "상대평가보다 비교적 부담이 덜한 절대평가라는 점을 고려해 영어공부를 소홀히 한 학생들은 원하는 등급을 받기 어려운 정도"라고 말했다.

◇탐구영역은 다소 어렵게 출제…대학별 반영비율 고려해야

탐구영역은 전년도 수능과 비슷하거나 더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다. 특히 사회탐구영역의 경우에는 세계사, 윤리와 사상, 한국지리, 세계지리, 법과 정치 등이 상당수 과목이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필수과목인 한국사는 전년도보다 어렵게 출제돼 생각보다 껄끄러웠다는 평가다.

과학탐구도 전반적으로 전년도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다만 비교적 많은 학생이 선택하는 생명과학Ⅰ은 다소 어렵게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시에서 당락을 좌우할 과목으로 인문계열은 국어·수학, 자연계열은 수학·과학탐구를 꼽았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이번 수능의 출제경향과 난이도를 보면 문과는 국어·수학, 이과는 수학·과탐이 정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대학별로 반영비율을 끌어올린 수학이 문·이과 모두 합격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절대평가 전환 이후 대학이 반영방법을 바꾼 영어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창묵 교사는 "이번 수능부터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대학별 영어 반영방법이 상당히 달라졌고 특히 상위권에서 두드러진다"며 "정시를 노리는 상위권 수험생들은 대학별 영어 반영방법을 반드시 고려해 지원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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