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상승, 증시상승의 또 다른 촉매제?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17.11.23 17:46

수출기업 실적 영향 우려되지만 글로벌 경기호조·내수경기 활성화 '긍정적'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저점을 뚫고 하락하면서 수출기업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지만 원화 강세가 주가상승의 또 다른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대비 3.7원(0.34%) 하락한 1085.4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2015년5월6일(1080.0원) 이후 2년6개월만에 최저치다. 1086.0원으로 하락 개장한 원/달러 환율은 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한때 반등을 꾀하기도 했으나 결국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10월 추석 연휴 이후 한국 증시 강세가 뚜렷한 가운데 원화가치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10월 말 1120원을 하회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7일 기존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100원선 마저 내어줬다.

◇코스피 추세상승, 환율 하락 시기서 관측=통상 환율이 떨어지면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철강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만 국내 주식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차익을 노려 매수 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이 수출 기업, 특히 IT(정보기술) 관련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 배경에는 미국의 세제개편안 처리 지연과 유럽 정치 리스크 등 외부 영향이 작용했고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교역확대로 국내 수출 경기가 타격받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 부문에서 가격요인을 뛰어넘는 차별적인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역사적으로도 국내 증시의 추세적 상승은 원화가치 상승 구간에서 관측됐다. 원/달러 환율은 결국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차투자증권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연간 환율이 5% 하락하면 코스피는 19% 상승했고 10% 하락하면 27% 급등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리스크가 완화돼 중국 수출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수출 경기에 우호적 요인이다.

오히려 원/달러 환율 하락이 구매력을 증가시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내수경기에 활기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내수증진과 생산성 향상으로 분배와 성장의 선순환을 기대하는 제이노믹스와도 맞아 떨어진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는 “양호한 수출환경 하에서 원화 강세에 따른 내수회복 기대감이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원화 강세가 궁극적으로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 개선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원화강세 현상을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외국인은 10월 추석 연휴 이후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4조5433억원 순매수, 7136억원을 순매수했다.

◇”원화가치 상승 지속”=원/달러 환율이 빠른 속도로 내려가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선 원화 가치평가에 있어 가장 큰 디스카운트 요인이라 할 수 있는 북한 리스크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은 상태다. 또 수출 호조로 ‘3% 경제 성장률’ 달성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확대 등이 원화가치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나중혁 KB증권 매크로팀장은 “1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서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이 낮은 물가를 우려했는데 이는 2018년 미국의 금리인상 횟수를 낮추는 것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 지속 요인”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원/달러 환율의 추세적 하락에 반하는 악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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