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085.4원…당국 구두개입에도 또 최저치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 2017.11.23 16:33
원/달러 환율이 사흘째 하락하며 2년 6개월 여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가파른 하락세가 쉽게 진정되지 않는 모양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7원 내린 1085.4원에 마감했다. 사흘째 하락이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였다는 의미다.

이는 전날(22일) 기록한 종가기준 연저점 1089.1원을 갈아치운 것이다. 지난 2015년 5월6일(1080원)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원/달러 환율은 뉴욕 NDF(차액결제선물환) 시장에서의 원/달러 1개월물 종가를 반영해 전일대비 3.1원 내린 1086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과 동시에 전날 기록한 장중 연저점 1088.6원을 하향 돌파한 것이다.

22일(현지시간) 공개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인 것으로 평가되면서 달러 가치는 4주내 최저치로 떨어졌다. 22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미국 달러 인덱스는 전일대비 0.7% 떨어진 93.29를 기록했다. 11월 회의록에서 연준 위원들은 다음달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내비쳤으나 낮은 인플레이션 지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개장 후 1086~1087원 수준에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 고위관계자의 구두개입성 발언이 알려지자 하락폭을 빠르게 줄였다. 실개입 물량도 일부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오전 10시54분쯤 전일 종가대비 상승 전환했고 숏커버 물량이 나오면서 오후 1시를 넘겨 1090원 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외환당국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우즈벡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역외 투기세력들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간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간 "원화 강세 속도를 지켜보고 있다"는 수준의 발언에서 더 나아간 것이다.


그러나 상승 흐름을 이어가진 못했다. 원/달러 환율은 다시 아래로 방향을 돌린 뒤 빠르게 낙폭을 확대, 1085원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3일까지만 해도 1120원을 웃돌았으나 최근 8거래일 간 35원 넘게 하락했다.

국내 경기 회복세와 주식시장 호조 등으로 원화가치가 강세를 나타낸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글로벌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반면 당국은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따라서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당국의 미세조정이 아니면 비드(매수세) 물량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내일까지 1090원선을 회복하지 못하면 다음주까지 1060원대로 밀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4.44원 오른 100엔당 975.64원을 기록했다. 원/유로 재정환율은 1유로당 1284.57원으로 5.04원 상승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을 맞아 평소보다 한 시간 늦은 오전 10시에 개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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