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죽음은 자살이었을까…법의학으로 본 예술

머니투데이 이경은 기자 | 2017.11.26 07:38

[따끈따끈 새책] 차이콥스키, 클림트 등 예술가 죽음의 진실을 둘러싼 법의학 이야기

비운한 삶을 살았던 네덜란드의 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1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가 정신병에 못이겨 스스로 총을 겨누고 자살했다는 설, 동시대를 살았던 화가 고갱의 꼬임에 빠져 죽은 것이어서 사실상 타살이라는 설이 엇갈린다. 오늘날 그의 그림은 세계인들에게서 사랑받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로 재해석 되고 있지만,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누구도 명쾌한 해설을 내놓지 않았다.

국내 1호 법의학자인 저자는 고흐가 생을 마칠 무렵 그린 그림 '도비니의 정원'(1890)을 통해 그 죽음의 진실을 추적한다. 바젤의 스테크린과 일본의 히로시마 미술관에 소장된 두 점의 '도비니의 정원'을 비교해 한쪽에만 등장하는 고양이의 족적을 조사하고, 고흐가 절망 속을 헤매던 1890년 7월경 그린 '비오는 오베르의 풍경'의 고양이에서 단서를 찾는다. 또 고흐가 죽기 전까지 동생 테오와 주고받았던 700여 통의 편지, 600여 점의 작품을 분석해 고흐의 정신장애, 내성적인 동시에 난폭했던 성격, 고독과 절망감의 심리상태 등 자살인자를 도출해낸다.

'단 한 명의 죽음도 억울한 죽음이어서는 안 된다'는 신조에 따라 망인들의 사인을 규명해 온 저자가 예술가들의 작품을 해부하고 그들의 죽음에 관해 펼쳐놓는 이야기들은 흥미롭다. 이밖에도 러시아의 음악가 차이콥스키(1840~1893)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콜레라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명예재판을 받아 사약을 마시고 죽게 된 사연, 클레오파트라의 죽음 역시 뱀독에 의한 자살이 아닌 일산화탄소에 의한 사망이었다는 점 등 신비한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


◇ 법의학, 예술작품을 해부하다 = 문국진 지음. 이야기가있는집 펴냄. 288쪽/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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