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리단길·연트럴파크…사람.돈 모이는 '골목길' 비밀

머니투데이 이경은 기자 | 2017.11.25 07:44

[따끈따끈 새책] 창조도시 핵심은 매력적인 골목길…젠트리피케이션 문제, '사람'으로 풀어야

젊음의 거리 홍대, 이국적인 느낌의 이태원 경리단길과 해방촌, 성수동 카페거리 등 이름만 떠올려도 그곳만의 독특한 풍경과 색깔이 연상되는 거리들이 있다. 분명한 정체성을 가진 이 골목길들은 도시의 매력적인 명소로 떠올라라 발길이 이어진다.

과거 낙후한 빈민 지역으로 표상되곤 하던 '골목길'의 문화적·경제적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홍대에서 시작된 골목길 상권이 이무렵 급성장해 연남동, 연희동, 부암동, 성수동 등 서울시 내에서만 20~30개 지역으로 확장됐다. 최근에는 전주 한옥마을, 부산 김천동 문화마을, 해운대 달맞이고개, 대구 김광석거리 등 지방 도시의 골목도 떠오르는 골목상권으로 주목받고 있다.

골목길은 더 이상 옛 정취를 느끼며 향수에 젖는 치유와 힐링의 의미만 지니지 않는다. 골목길이 제공하는 독특한 문화는 그곳을 기반으로 창의적인 인재들이 모여들어 창조적인 산업을 꾸려갈 수 있게 돕는 힘이다. 과거에는 도시 재개발과 신도시 건설을 통해 산업도시를 추구했다면, 이제는 도시재생과 골목산업을 기반으로 창조도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골목길을 하나의 사회 자본으로 이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은 골목길을 둘러싼 산업과 그것이 지역경제·문화에 미치는 가치를 경제학적으로 풀어낸다. 골목길 경제학을 연구하는 저자는 공급, 수요, 거래비용, 시장실패 등 경제학의 개념으로 골목의 성장을 분석한다. 이 때문에 딱딱하고 차가울 것이라고만 판단한다면 섣부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흥미롭게도 '사람'이다. 저자는 접근성, 임대료, 공간 디자인 등 물리적 조건을 갖췄다고 해도 모두 성공적인 골목문화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역설한다. 핵심은 매력적인 골목문화를 생산하는 개성 있고 창의적인 소상공인이라는 것. 골목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골목지역의 공동체문화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골목길이 경쟁력을 찾고 돈과 사람이 모이기 시작할 때 등장하는 문제, 젠트리피케이션을 해소하는 방안도 결국 '사람'에서 찾는다. 저자는 건물주와 상인은 같은 배를 탄 운명 공동체라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독립상인들의 경우 건물주에 대한 협상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대기업 브랜드와의 경쟁도 벅찬 상황이기 때문에 '장인 공동체'를 형성하고 이들의 자영업 역량 강화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 골목길 자본론 = 모종린 지음. 다산북스 펴냄. 392쪽/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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