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두 번째 예비소집… "감독관 믿다 시험 망칠까 걱정"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 2017.11.22 17:02
포항 지진 여파로 2018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22일 오후 2시 수험생들이 긴장된 모습으로 각자 수능 예비소집 장소를 찾았다. 이날 전국 84개 시험지구, 1180개 시험장에서 수험생 예비소집이 한 번 더 실시됐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바뀐 고사실을 확인하고 지진 대처 요령 등을 재차 숙지했다. 교육부는 수능을 연기하면서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지난 15일 예비소집 당시 배정됐던 고사실을 변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예비소집장에 도착한 수험생들은 지진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갑작스러운 일정 연기로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덕성여고 수험장을 찾은 서효정양(18)은 "수능이 연기된 것을 알고 불치병을 선고 받은 것 같았다. (발표 후) 이틀이나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개포고를 방문한 재수생 김정섭씨(19)도 "수능이 일주일 연기된 만큼 생활 리듬을 되찾는 데만 2~3일이 걸렸다"고 털어놨다. .

이번 예비소집에서 교육부가 강조한 것은 지진 대피 수칙 안내다. 교육부는 예비소집에 앞서 시험장 대처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학생들에게 가(시험 계속), 나(책상 밑 대피 후 시험 재개), 다(운동장 대피) 등 3단계 행동요령을 숙지시켜달라고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대부분 학생들은 "학교에서 지진 대피 요령을 익혀둔 터라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수험장 곳곳에 붙은 '지진대피요령 안내문'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가는 등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선생님 판단만 믿다가 수능을 망치면 어떡하냐"는 대화도 곳곳에서 오갔다. 김모양(17)은 "지진이 나더라도 무작정 교실 밖을 뛰쳐나가면 성적 무효라고 선생님이 강조하셨던 것만 생각난다는 것 자체가 씁쓸하다"고 말했다.

등교하지 않는 재수생들은 따로 대피요령을 안내받지 못해 교육부 대책의 허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덕성여고에서 수능을 치르는 재수생 황희진씨(19)는 "재수생이라 따로 지진 대응 방법을 듣지 못해 고사장에 앞에 붙어있는 지진 단계별 행동 요령을 자세히 읽었다"고 말했다. 삼수생 박예진씨(20)도 "대피요령에 대해 안내받지 못했다. 제도권 밖에 있는 N수생들은 관련 내용을 습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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