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해커 출신 '코스콤 신입사원', 칼취업 비결은…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 2017.11.23 17:13

[피플]화이트해커 출신 코스콤 신입사원 조현규씨

코스콤 IT리스크관리부 사원 조현규씨(25)/사진=김주현 기자

지난 6월 국내 1위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고객 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커가 입사지원서 파일에 악성코드를 숨겨 이메일을 보낸 뒤, 바이러스에 감염된 직원 PC를 해킹한 사건이다. 이밖에 국내외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 사건이 발생하면서 자본시장 보안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4월 코스콤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조현규씨(25)는 남다른 이력이 있다. 국내 해킹방어대회 수상 경력이 있는 화이트해커(White Hacker)라는 점이다. 화이트해커는 기업이나 공공기관 정보망, 보안시스템 취약점을 발견해 시스템 관리자에게 알리는 보안 전문가다. 쉽게 말해 '블랙해커들의 해킹을 막는 해커'인 셈이다.

대학교 새내기 시절, 조씨에게 딱 짚어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해킹'에 빠져드는 순간이 찾아왔다. 대학교에 막 입학해 동아리 오리엔테이션을 들었을 때다. 2011년 카톨릭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한 조씨는 해킹동아리 '캣-시큐리티'에 들어가면서 지금의 '화이트해커'로 거듭났다.

"대학에 입학했을 땐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없었어요. 동아리를 설명하는 선배들이 멋있어 보였고, '해킹'이라는 단어가 비밀스럽게 느껴졌어요. 전공은 컴퓨터공학과였지만 해킹에 대해선 문외한이었죠. 동아리에 들어가 배우면 배울수록 흥미가 커졌어요. 동기가 만든 서버나 학교 허락하에 학교 서버를 해킹했을 땐 성취감과 희열이 느껴지기도 했죠."

군생활을 마치고 복학한 뒤에는 취업의 막막함이 곧장 다가왔다. 조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내가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은 화이트해커 일'이라는 결심이 섰다고 했다.

조씨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주최하는 해킹방어대회 'HDCON(Hacking Defense Contest)에서 2년 연속 은상을 수상했다. 2004년부터 열린 HDCON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있는 해킹방어대회로 꼽힌다.


"아무래도 국내에 해킹대회가 많지 않다 보니 입상 경력을 코스콤에서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화이트해커 자격증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니까 대회 입상으로 능력을 입증하게 되는 것 같아요. 코스콤은 금융투자업계 IT 인프라를 담당하는 회사니까 제 능력과 흥미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코스콤이 화이트해커 출신 전문인력을 찾는데 주력하는 것은 사실이다. 코스콤은 2014년 국제해킹방어대회 '시큐인사이드'를 주관하기도 했다. 실제로 신입사원 선발 과정에서 수상 이력이 가점이 됐다는 후문이다. 덕분에 조씨는 남자 신입 동기 중 최연소로 코스콤에 입사하게 됐다. 입사 후에는 IT리스크관리부에 배치, 모의해킹 등을 통해 보안 취약부분을 점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조씨는 화이트해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도덕성'이라고 강조했다.

"해커라고 해서 무조건 컴퓨터를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예요. 실제로 동아리에서도 선배들이 도덕성을 가장 많이 강조하셨죠. 화이트해커와 블랙해커는 한 끗 차이 경계선에 있는 거잖아요. 재미를 위해서 해킹을 하기 시작하면 범죄로 빠질 위험이 큰 게 사실이니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도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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