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생 살인' 17살 주범이 항소심서 한 말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 2017.11.22 11:57

[the L] 주범 김모양 측 "정신감정 다시 해달라", 공범 박모양 측 "가상인 줄 알았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주범 김모양./ 사진=뉴스1
인천에서 10대들이 초등학생을 유인,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사건의 주범인 김모양(17) 측이 "아스퍼거 증후군에 해당한다는 점이 배척됐다"며 다시 정신감정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공범 박모양(19) 측도 "가상의 상황인 줄 알았다"며 무기징역 선고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대웅)는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등 혐의와 살인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박양과 김양의 항소심 첫 재판을 열었다. 이날 박양과 김양은 연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왔다. 재판부에서 "항소한 것 맞느냐"고 묻자 박양은 "네, 맞습니다"라고, 김양은 "네, 아마 맞을 거예요"라고 했다.

박양 측은 항소이유서에서 사건 당시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고, 살인에 구체적으로 가담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1심의 무기징역 선고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박양 측 변호인은 법정에서 "전체적으로 (김양과) 공모한 적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에서 "(박양은 살인사건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가상의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게 맞느냐"고 질문하자 박양 측 변호인은 "예"라고 대답했다.

김양 측도 자폐증상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승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양 측 변호인은 "피고인(김양)이 아스퍼거 증후군에 해당한다고 했는데 1심은 이 주장을 배척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신감정 결과만으로 알 수 없는 여러 부분이 있다. 피고인의 상실감을 박양이 채워줬다는 것 등 정신감정만 갖고 진위를 알 수 없는 내용들이 있다"고 말했다.

김양 측은 이같은 주장을 근거로 사건이 일어나기 전 김양을 치료했던 의사와 검찰 기소 단계에서 김양의 정신을 감정한 전문의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또 해당 분야의 전문 의료인을 전문심리위원으로 지정해 김양의 정신을 다시 감정할 필요가 있다고 변론했다. 추가로 김양 측 변호인은 김양이 수용시설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기록을 받아볼 수 있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박양과 김양의 주장을 받아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박양의 정신감정 결과를 보면 '상황을 조종하는 경향이 있고 직접 나서기보다 위에서 대리만족하는 경향이 있다', '굉장히 논리적이다' 같은 내용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양에 대해서도 "김양은 처음에 환청 때문에 저질렀다고 주장해 정신감정을 실시했었다. 검찰에서는 다중인격을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나중에 그 진술을 다 번복했다"며 "김양의 정신감정을 다시 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에 김양 측 변호인은 "그렇다면 전문심리위원이 감정을 다시하는게 타당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박양은 약 50분 동안 진행된 재판 내내 두 손을 모은 채 정면을 응시했다. 김양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재판부에서 "본인 재판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들었느냐"고 확인하자 두 사람은 "네"라고 대답했다.

김양은 지난 3월 인천 연수구에 있는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을 유인,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양은 김양에게 어린이를 살해해 시신 일부를 전해달라고 말하는 등 범행을 지휘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새롭게 제출되는 증거 등을 정리하기 위해 다음달 20일 오후 2시30분에 한 번 더 재판을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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