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뜨거운 코스닥 '거품' 비판은 일러

머니투데이 송기용 증권부장 | 2017.11.21 04:20
코스닥이 뜨겁긴 뜨거운 모양이다. 한동안 존재조차 희미하던 코스닥 시장을 두고 '과열' 논쟁이 벌어지더니 이제는 '버블'(거품)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10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한 코스닥 지수는 20일 1.22% 오른 785.31에 마감, 2007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코스닥은 이 기간 동안 20.3% 상승해 코스피 상승률(5.6%)을 압도했다. 낙관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내년 중에 1000 돌파를 점치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 업종 상승세가 무섭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항암제, 줄기세포 등을 재료로 연일 10-20% 급등해 증권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바이오 열풍은 다시는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며 떠났던 개인 투자자까지 불러들이고 있다.

어느덧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 계열 3사의 시가총액은 40조원에 육박, 현대자동차(34조4733억원)를 앞질렀다. IT·인터넷 광풍이 불던 2000년대 초반 이름도 생소한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국내 10대 대기업 시가총액을 앞서던 때가 데자뷔처럼 겹친다.

이 가운데 바이오시밀러로 수천 억 원대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는 셀트리온을 제외한 상당수 기업은 최근의 급등 배경을 설명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최근 장안의 화제인 한 바이오 업체 대표는 "사실 솔직히 나도 주가가 왜 오르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코스닥 바람은 그리 쉽사리 꺼지지 않을 것 같다. 과거와 같은 거품으로만 치부하기에는 많은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첫째, 실적이 탄탄하다. 최근 발표된 코스닥 상장사 실적 집계 결과 3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1.7% 증가한 39조687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순이익 증가율도 각각 24.1%, 61.3%라는 기록적 성과를 올렸다. 적자 지속, 회계 투명성 부족을 이유로 '계속기업(going concern)'으로의 확신을 갖지 못하는 투자자에게 무력 시위하는 결과다.

둘째, 플레이어가 달라졌다. 그동안 코스닥은 기관, 외국인의 무관심 속에 개인 만 뛰는 2부리그에 불과했다. 카카오, 셀트리온 등이 코스닥을 떠나 코스피로 떠나려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의 코스닥 육성 의지를 눈치챈 연기금 자금이 속속 유입되고 있다. 이달에만 1조원대 기관자금이 코스닥으로 들어왔다. 국민연금의 코스닥 투자비중은 현재 2% 수준인데, 이를 10%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기관 합류는 코스닥의 안정성을 한 단계 격상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정부 정책의 뒷받침을 받고 있다. 지난 2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10조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 조성, 엔젤투자 세제혜택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이 방안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창업투자의 선순환 체계 구축'이라는 대목이다.

'투자-회수-재투자'의 선순환 구조에서 '자금회수(exit) 통로로 코스닥 시장의 역할이 강조됐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벤처, 스타트업 육성을 중시하는 현 정부에 코스닥은 벤처투자자가 자본을 회수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다. 그만큼 중시할 수 밖에 없다. 창조경제를 표방하면서도 자본시장으로서 코스닥의 역할에 무관심했던 박근혜 정부와 차별화된 부분이다.

이와 관련, 시장의 관심은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인 '코스닥 활성화' 방안에 집중되고 있다. 연기금 투자확대 외에 세제혜택, 새로운 벤치마크 지수 개발을 통한 수급기반 확보, 상장기준 완화 등 다양한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처럼 코스닥에 더없이 좋은 투자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 기회를 닷컴 버블 때처럼 허망하게 보내서는 안 된다. 코스닥을 제2의 셀트리온, 카카오, 엔씨소프트 같은 혁신성장의 리더들이 자라날 수 있는 요람으로 키우기 위한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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