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일1일 퇴임하는 김용덕·박보영 대법관의 후임에 대한 후보 추천이 이번주 이뤄진다. 김명수 대법원장으로선 처음으로 대법관 제청권을 행사하게 된다. 그동안 대법관의 다양성을 강조해왔던 김 대법원장이 이른바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또는 법원행정처 출신 등의 대법관 선출 공식을 깰지 주목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23일쯤 심의를 거쳐 김·박 대법관의 후임으로 3배수 이상을 추천할 예정이다. 김 대법원장은 이들 가운데 2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단수 제청하게 된다. 이들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문 대통령이 대법관으로 임명한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달 17일부터 26일까지 대법관 제청 대상자 총 48명(법관 41명·비법관 7명)을 추천받았다. 이들 가운데 28명(법관 25명·변호사 3명)이 심사에 동의해 추천 대상에 포함됐다.
지대운 대전고등법원장(59·사법연수원 13기)을 비롯해 이기광 울산지법원장(62·15기), 안철상 대전지법원장(60·15기), 이태종 서울서부지법원장(57·15기) 등 일선 법원장 14명은 천거를 받은 뒤 심사에 동의했다. 고의영 서울고법 부장판사(58·13기), 민중기 서울고법 부장판사(58·14기), 조해현 서울고법 부장판사(57·14기) 등 11명도 현직 법관으로 대법관 심사 명단에 올랐다.
여성 후보로는 민유숙 서울고법 부장판사(52·18기), 이은애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51·19기), 노정희 서울고법 부장판사(54·19기) 등 3명이 포함됐다. 비(非)법관 중에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을 지낸 김선수 변호사(56·17기)가 지난해와 올해 5월에 이어 세번째 심사 대상이 됐다. 장경찬 변호사(63·13기), 정영훈 변호사(55·20기)도 심사에 동의했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달 25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대법관 후보 제청과 관련, "다양성에 관해 항상 머릿속에 염두에 두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 50대 남성 등 이른바 '서오남'이 많다는 견해에도 일부 동의하지만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며 "일선 법관이라고 해서 (대법관에서) 배제될 수 없고, 같이 검토할 생각"이라고 했다.
법원행정처 출신들이 사실상 대법관직을 독식한다는 지적을 고려해 법원행정처 출신이 아닌 인사를 대법관 후보로 낙점할지도 주목된다. 1대부터 32대까지 법원행정처 차장 32명 가운데 72%인 23명이 대법관이 됐다. 16~32대만 놓고 보면 법원행정처 차장 17명 중 16명이 대법관 또는 헌법재판관이 됐다.
또 김 대법원장이 회장을 지낸 진보법관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 대법관 후보로 낙점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대법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법관 제청권은 대법원장 개인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삼권분립과 국민을 위해 부여된 것"이라며 "다른 의견을 충분히 듣고, 자의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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