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쑹 부장은 17~18일에 걸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측근들과 잇따라 만났다.
17일엔 핵심 실세인 최룡해 당 부위원장과 회담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쑹 부장이 이 자리에서 지난달 열린 제19차 당대회에서 결정한 내용을 전달하고 최 부위원장이 감사와 축복을 전했다고 전했다. 둘은 특히 북·중 관계에 대해 "전통적인 우호관계는 귀중한 공동재산"이라며 "모두가 함께 노력하며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공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쑹 부장과 최 부위원장의 만남에 대해 중국이 전통적인 친선관계를 계속 발전시키려는 입장을 강조했다고만 했을 뿐 북한 측 반응을 따로 전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의견 차이가 있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쑹 부장은 18일에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과도 만났다. 니혼게이자이는 쑹 부장이 이 자리에서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중국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고위 관리의 방북은 지난해 10월 당시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 이후 1년여 만에 처음이다. 중국의 이번 특사 파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직후 이뤄진 만큼 중국이 쑹 부장을 평양에 보내 핵·미사일 개발을 자제하고 미국과 대화할 것을 촉구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6일 트위터에 시 주석이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기로 한 데 대해 "큰 움직임"이라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고 썼다. 트럼프가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것도 중국의 특사 파견 성과를 두고 보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초에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특사 파견에 따른 부담감이 만만치 않은 모양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특사 파견이 지난달 치른 19차 당대회 결과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오랜 관습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8일 논평에서 "쑹 부장의 방북에 과도한 기대를 갖지 말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쑹 부장은 '마술사'가 아니다"라며 "한반도 정세 완화 여부에 대한 열쇠는 북한과 미국의 손에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북한 문제를 해결할 책임이 없다는 얘기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외부 기고 형식으로 "핵 문제로 북한에 실질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단 한 번의 회담으로 몇 년에 걸쳐 축적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거들었다.
니혼게이자이는 쏭 부장이 20일까지 평양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위원장과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2007년과 2012년 중국 공산당 대회 이후 북한을 방문한 중국 관리는 모두 25명의 정치국원 가운데 하나였지만 쑹 부장은 정치국원보다 급이 낮은 중앙위원이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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