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硏 "균형 원/달러 환율 1184원, 현재 원화가치 5.7% 고평가"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 2017.11.19 11:00

"고평가 추세 장기화될 경우 경기 회복세에 악영향…미세조정 포함 시장 안정화 대책 필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년 2개월 만에 1100원 아래로 내려앉는 등 하락세를 나타낸 가운데, 현재 수준은 국내 산업과 기업이 감내할 수 있는 균형 환율 수준보다 과도하게 고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러한 추세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경기 회복세에 악영향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9일 발표한 '원/달러 환율 1100원 붕괴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행태균형환율 모형으로 추정한 결과 원/달러 균형환율은 1183.9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가더니 지난 17일에는 1년 2개월 만에 달러당 1100원 밑으로 떨어졌다. 11월 평균 원/달러 환율(1116원)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균형수준(1183.9원) 대비 약 5.7% 고평가된 셈이다.

균형환율은 한 국가의 기초 경제여건을 반영해 대내외 부문의 균형을 달성하는 환율 수준을 의미한다. 대내외 실질금리차, 상대적 교역조건, 순해외자산, 리스크 프리미엄 등 경제기초변수와 실질환율 간의 관계를 통해 추정한다.

다만 보고서는 2002년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자료를 활용했기 때문에 10월 이후 외국인 순투자와 경상수지 흑자로 인한 국내 달러 유입 등을 반영하면 11월 균형환율은 1183.9원보다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최근 국내 경제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 3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서프라이즈'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수출 호조에 힘입어 국내 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출 호조는 경상수지 흑자로 이어져 국내 달러 유입을 늘리는 결과를 낳는다. 증시 호조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금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또 북한 리스크가 완화되고 한중 관계 개선 등 국내 경제 리스크가 해소되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원화 강세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수입물가 하락으로 이어져 소비자물가를 안정시키고 기업의 생산비용 절감과 설비투자 확대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수출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부정적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연구원이 환율 변동이 수출가격에 전가되는 정도를 분석한 결과, 원/달러 환율의 수출가격 전가율 추정치는 -0.19로 나타났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10%포인트 하락할 경우 수출가격은 1.9%포인트 증가한다는 뜻이다. 즉, 나머지 8.1%포인트는 기업의 손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달러표시 수출가격이 상승해 수출 시장에서 경쟁국 대비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수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로 올해 초와 비교해 현재 달러 대비 원화가치의 절상률은 9.7%로 주요 수출 경쟁국인 일본 엔화 3.5%, 중국 위안화 4.8%와 비교해 유독 높다. 수출에 크게 의존하던 최근 경제 회복세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이 지속되면서 경기 회복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존재한다"며 "원/달러 환율의 급락을 방지하기 위한 미세조정을 포함한 시장 안정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원화 강세 시점을 기회로 자본재 투자, 해외 투자 확대 등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수출 기업의 제품 특화, 품질 향상 등 비가격경쟁력 제고에 주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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